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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점 투성이 PF… '김상진 의혹'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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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점 투성이 PF… '김상진 의혹'키웠다

입력
2007.09.11 0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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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한림토건 대표 김상진(42)씨의 정ㆍ관계 로비 의혹 사건의 파장이 확대되면서 제대로 된 검증 절차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는 건설업계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김씨의 비리는 시행사와 시공사로 양분된 부동산 개발사업 구조, 관련 서류조차 제대로 검증하지 않는 금융권 현실 등 PF의 구조적 문제점을 악용한 결과다.

부동산개발 PF의 문제점

김씨 로비 의혹 사건은 브릿지론 등 PF의 구조적 허점을 보여준 단적인 예다. 브릿지론은 자금 필요ㆍ유입 시점의 시간차이를 메우기 위해 빌려 쓰는 단기자금으로, PF 개시 전에 필요자금을 조달하는 데 이용된다. 그러나 브릿지론에 대한 감시 및 관리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브릿지론 자금이 로비자금이나 사업자 개인자금으로 유용된다는 것은 현장에서는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전했다.

IMF 외환위기 이후 굳어진 아파트 사업의 시행ㆍ시공 분리 관행은 이런 비리를 부추기는 구조로 작용하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건설사들은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자체 사업(건설사가 토지를 직접 매입해 아파트를 지은 뒤 분양하는 것)을 포기했다. 그러자 인력과 자금력에서 열악한 영세 시행사들이 대거 등장, 토지매입 등 초기 개발사업을 주도하며 가격을 부풀린 허위 토지매매 계약서 등을 이용해 시공사와 금융권을 속여 돈을 빼돌리는 일이 많아졌다.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행위를 검증할 수 있는 안전장치가 없다는 점이다. 실제 김씨가 연산동 재건축 사업, 민락동 유원지 재개발 사업 등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허위 서류 등으로 수백억원의 돈을 빼돌렸지만 금융기관들은 이를 사전에 알아채지 못했다. A은행 관계자는 “토지매매계약 내역 등 사업의 세부 내용을 점검할 수 있는 별도 시스템이 없다”며 “은행들은 시공사의 신용을 엄격히 관리해 안정적으로 자금을 회수하는데만 신경을 쓰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해결책은

건설업계 관계자들은 PF의 원래 취지를 살리고 투명한 운영 및 관리를 위해선 금융권이 자체 PF 분석능력을 갖추고 개발사업 초기부터 참여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풍림산업 오승환 개발사업부 이사는 “선진국의 부동산개발 PF는 투자은행들이 개발사업의 수익성을 분석해 사업 초기단계부터 지분 참여 형식으로 동참, 높은 수익을 얻는 형태로 이뤄진다”며 “우리나라도 시행사와 금융권이 별도 프로젝트회사(SPC)를 설립해 PF를 일으키면 시행ㆍ시공 분리로 발생하는 구조적 문제를 줄일 수 있고 자금도 훨씬 투명하게 운영할 수 있는 장점이 생긴다”고 말했다.

부동산컨설팅 업체인 와이플래닝 황용천 대표는 “개발 프로젝트의 수익성만 보장된다면 어떤 건설사가 시공하는지에 관계없이 자금을 은행권으로부터 원활히 조달 받을 수 있는 구조가 돼야 한다”며 “부동산 개발사업에 대한 신용분석 능력이 뛰어난 금융 전문가들이 활발히 육성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태훤 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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