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장이 주최하는 제1회 세계 국립극장 페스티벌이 8일부터 다음달 27일까지 열린다. 각국의 대표성을 갖춘 국립극장 혹은 국립 단체들을 불러모아 그리스의 희랍극, 한국의 창극, 중국의 경극 등 전통과 고전에 뿌리를 둔 작품들을 올린다. 정통과 원형을 만날 수 있는 기회다.
9개국 14개 단체의 공연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연극의 발상지, 그리스의 국립극장이 들고 오는 <엘렉트라> . 고대 그리스 비극작가 소포클레스의 작품을 독일 출신의 세계적 연출가 페터 슈타인이 새롭게 빚어냈다. 7월 그리스 아테네에서 초연된 이후 첫 해외 공연으로, 아버지 아가멤논의 원수를 갚기 위해 어머니를 살해하는 엘렉트라의 가혹한 운명에 초점을 맞췄다. 엘렉트라>
셰익스피어의 희극 <사랑의 헛수고> 를 선보이는 영국 글로브 극장은 셰익스피어 공연으로 높은 명성을 가진 곳이다. 셰익스피어 작품의 산실이었던 글로브 극장은 400년 전 화재로 없어졌지만, 1997년 같은 이름으로 재건해 그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예술감독 도미닉 드롬굴이 연출을 맡은 이 작품은 르네상스 시대의 음악과 무대, 의상을 그대로 재현해낸다. 사랑의>
터키 국립극장은 오스카 와일드의 <살로메> 를 뮤제 규르만 연출로 올리고, 중국 국립경극원은 중국의 전설을 토대로 한 <백사전> 을 선보인다. 인도의 소파남 공연예술연구원의 <마야> , 몽골국립민속관현악단의 <뷰티풀 몽골리아> 도 이어진다. 뷰티풀> 마야> 백사전> 살로메>
국립극장 산하 단체 4곳도 대표 레퍼토리를 선보인다. 국립무용단의 <춤 춘향> , 국립극단의 <태> , 국립창극단의 <청> , 국립국악관현악단의 <네 줄기 강물이 바다로 흐르네> 는 모두 한국의 고전과 역사에서 비롯된 작품들이다. 네> 청> 태> 춤>
여러 나라의 문화적 특색이 살아있는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은 반갑지만, 정작 국립극장이 오는 곳은 한국 외에 그리스, 터키 밖에 없어 ‘국립극장 페스티벌’이라는 타이틀은 다소 어색하다. 국립극장 측은 내년에는 노르웨이 국립극장 등을 추가, 명실상부한 국립극장 페스티벌을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02) 2280-4115
김지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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