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금리 동결 행보의 시작인 것으로 보인다. 어디로 튈 지 모르는 글로벌 신용경색의 불확실성 탓에, 적어도 연말까지는 콜금리를 손대기 쉽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국내 경기에 대한 전망은 여전히 낙관적이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국제금융시장 불안에도 불구하고 우리 경제가 순항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다”고 진단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9월 콜금리 운용목표를 연 5.00%인 현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7일 발표했다. 7, 8월 연속 콜금리를 인상한 뒤였기 때문에, 시장이 충분히 예상한 결과였다.
금통위는 회의 종료 후 배포한 발표문에서 “앞으로의 통화정책방향은 새로 발표되는 물가, 경기 및 금융지표의 움직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일단 쉬어 가며 사태를 관망하겠다는 것인데, 그만큼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의 파장을 예측하기 힘들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연내 콜금리 추가 인상은 어렵다고 관측하는 분위기다. 특히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18일 기준금리를 인하할 경우, 금통위의 운신의 폭이 더욱 좁아들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재는 회의 후 기자간담회에서 “국제금융시장 불안이 국내 실물경기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다”며 “리스크가 커지기는 했지만 우리 경제가 순항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미국에서 시작된 금융불안 문제는 미국의 주택시장과 소비 수요 등을 통해 실물 경제로 파급된다”며 “이 같은 경로를 통해 우리나라에까지 영향을 미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고, 또 얼마나 영향을 클지도 불투명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우리나라 수출 등에는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으며, 국내 기업들의 중장기 외자 조달에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시중 유동성에 대해서는 “아직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각종 여수신 금리 상승과 자산가격 상승 둔화에 따라 서서히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방 중소형 건설사들의 잇단 부도에 대해 이 총재는 “아직까지 금융회사들의 손실이 미미하지만, 2금융권, 3금융권의 부실화 문제에 대해서는 경계심을 갖고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 총재는 외환보유액 운용 수익률 공개와 관련, “수익률을 공개할 경우 단기 성과에 대한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고 한은의 자산운용전략 등이 노출될 수 있는 등 부작용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투명성 강화를 위해 정보 공개 수준을 높여가는 것이 옳다고 본다”고 말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영태 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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