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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케네디 평전' '푸르고 젊은 미국의 상징' JFK의 明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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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케네디 평전' '푸르고 젊은 미국의 상징' JFK의 明暗

입력
2007.09.11 0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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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댈릭 지음ㆍ정초능 옮김푸른숲 발행ㆍ전2권 1권 640쪽, 2권 757쪽ㆍ1권 3만5,000원, 2권 3만원

1961년 만 44세에 미국 역사상 최연소 대통령으로 취임했던 존 F 케네디. 가장 위대한 미국 대통령을 묻는 여론조사에서 그는 조지 워싱턴, 에이브러햄 링컨과 함께 늘 선두를 유지한다. 학자들은 재임기간 그의 성적을 중간 정도로 평가하지만, 대중들은 그를 ‘푸르고 젊은 미국’의 아이콘으로 영원히 기억하고 싶어한다.

그런데 케네디가 직무를 수행하기 어려울 정도로 병약한 인물이었다면? 프랭클린 루스벨트, 린든 존슨 등 미국 역대 대통령들의 생애를 깊이있게 기록한 평전작가로 명성을 얻은 보스턴대 역사학과 교수 로버트 댈릭이 ‘누구나 알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누구도 잘 모르고 있는’ 케네디를 불러온다.

저자는 이 책을 쓰면서 최초로 케네디의 진료기록에 접근했다. 기록에 따르면 케네디는 어린시절 기관지염, 수두, 풍진, 백일해 등 온갖 종류의 병을 앓은 것을 비롯해 평생동안 심한 척추통증과 만성대장염으로 고생했다.

재임시절에는 연설문 낭독을 위해 연단 탁자에 몸을 굽히는 것조차 버거워했고, 헬기를 오르내릴 때는 기자들의 시선이 닿지 않는 곳에서 조심스럽게 한 걸음씩을 옮겨야했다.

케네디가 젊은 시절부터 백악관에 입성해서까지 조울증적인 엽색 행각을 멈추지 않았던 것도 육체적 쇠약 때문에 ‘언제 끝날지 모르는 인생을 쾌락으로 채우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해석한다.

이처럼 꼼꼼하게 들춰지는 케네디의 여성편력이나 건강기록 등에 일단 눈길이 가지만, 이 책은 대중의 저급한 호기심을 부추기는 폭로성 읽을거리는 아니다.

방대한 분량에, 감춰져 있던그의 사생활은 물론 수많은 공식ㆍ비공식 자료, 비망록, 인터뷰, 2,500여개의 각주 등을 통해 케네디의 명(明)과 암(暗)을 균형있게 들춰낸다.

실증적 자료수집을 통해 케네디가 베트남에 대한 미국의 군사개입을 어떻게 생각했는지, 핵전쟁 불사를 외치는 군부와 CIA 등 강경매파를 물리치고 어떻게 소련과 핵실험금지조약을 체결했는지 등도 가감없이 기록한다. 케네디 정전(正傳)인 셈이다.

저자는 “그는 미덕과 결함을 겸비했고, 비범한 동시에 평범한 인간이었다”며 이제는 신화 속에서 그를 불러와야 할 때라고 말하고 있다. 2003년 작, 원제는 ‘An Unfinished Life’.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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