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쿠타가와 류노스케 / 좋은생각진실은 도대체 뭔가… 인간의 거짓, 부조리
일본 영화감독 구로자와 아키라(黑澤明)가 1998년 9월 6일 88세로 사망했다. <7인의 사무라이> <카게뮤샤(影武者)> 등 그의 수작은 많지만 대표작은 아무래도 <라쇼몽(羅生門)> (1950)이다. 그는 이 영화로 베니스영화제 그랑프리를 차지하면서 2차대전 종전 후의 세계에 일본 영화는 물론, 일본 문학과 문화를 알리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라쇼몽(羅生門)> 카게뮤샤(影武者)>
구로자와의 영화도 영화지만 <라쇼몽> 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芥川龍之介ㆍ1892~1927)의 원작소설이 더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영화 <라쇼몽> 은 그의 두 편의 짧은 소설 <덤불 속> (1922)과 <라쇼몽> (1915), 그 중에서도 <덤불 속> 을 이야기의 기둥으로 삼고 있다. 덤불> 라쇼몽> 덤불> 라쇼몽> 라쇼몽>
35세에 “장래에 대한 그저 멍한 불안”을 이유로 자살한 아쿠타가와는 작품활동을 한 10여년 남짓한 기간 일본 문단을 풍미했던 소설가. 일본의 대표적 문학상인 아쿠타가와 상은 도쿄대 영문과 동급생이던 기쿠치 칸(菊池寬)이 그를 기려 1935년 제정한 상이다.
아쿠타가와는 <덤불 속> 을 통해 진실에 대한 회의, 혹은 해결할 수 없는 인간 부조리의 문제를 처절하다 할 정도로 극명하게 보여준다. 헤이안 시대 교토 교외의 산자락 덤불 속에서 한 사무라이의 시체가 발견된다. 덤불>
아내와 함께 길을 가다 유명한 도둑 다죠마루를 만나 아내는 겁탈당하고 그는 살해된 것이다. 그런데 누가 그를 죽였는가. 소설은 다죠마루, 아내, 무당의 입을 빌린 죽은 사무라이의 진술로 이어진다.
그들은 각각 어긋나는 진술로 모두 자신이 죽였다고 말한다. 끝내 진실은 밝혀지지 않을 뿐이다. 아쿠타가와의 표현대로 여로역여전(如露亦如電ㆍ이슬처럼 허망하고 번개처럼 순식간)인 인생, 진실은 무엇인가, 인간의 거짓과 악은 어디까지인가 묻게 하는 소설이다
하종오기자 joha@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