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치아노 파바로티의 죽음과 함께 3대 테너의 시대는 막을 내렸다. 수많은 테너들이 3대 테너의 후계자를 자처하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이름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그야말로 춘추전국시대에 돌입한 형국이다. 후안 디에고 플로레스, 롤란도 비야손, 마르첼로 알바레스, 살바토레 리치트라 등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으며, 올해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와 런던 코벤트 가든에서 주역으로 데뷔한 한국 테너 김우경 등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파바로티의 후계자로 첫 손에 꼽히는 인물은 플로레스다. 페루 출신인 플로레스는 2월 라 스칼라에서 도니제티 <연대의 딸> 을 공연하던 중 74년간 이 극장에서 이어져온 금기를 깨고 앙코르를 해 세계적 화제를 모았다. 연대의>
파바로티에게 ‘하이C의 제왕’이라는 별명을 안겨준 아리아 ‘친구들이여, 오늘은 즐거운 날’을 부른 뒤였다. 하지만 소리가 경량급이고, 레퍼토리의 한계가 있어 대형 스타로는 부족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이들 외에 빈센초 라 스콜라, 라몬 바르가스 등도 음색과 레퍼토리에서 파바로티의 뒤를 잇는다고 할 만한 가수들이다. 음악 칼럼니스트 장일범씨는 “파바로티는 한마디로 ‘유일한’ 테너였다”면서 “남미 출신의 테너들이 각광을 받고 있긴 하지만, 파바로티의 자연스럽고 깨끗한 발성과 비교해보면 다들 조금씩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파바로티는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목소리는 음반과 함께 우리 곁에 남았다. 소프라노 조운 서덜랜드와 함께 한 푸치니 <투란도트> (1972년ㆍ데카)와 도니제티 <람메르무어의 루치아> (1975년ㆍ데카) 등이 유명하다. 람메르무어의> 투란도트>
그의 별명을 딴 음반 <하이c의 제왕> (데카)은 68년부터 73년까지 불렀던 아리아를 편집해서 담은 것으로, 전성기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영상물 중에는 91년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실황을 담은 베르디 <가면무도회> 를 통해 그의 경륜을 느낄 수 있다. 가면무도회> 하이c의>
김지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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