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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아름다운 약속 - 퇴근 동행서 출근 동행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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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아름다운 약속 - 퇴근 동행서 출근 동행으로

입력
2007.09.11 0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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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영(26ㆍ삼성SDS) · 박현기(30ㆍ유클릭)

저는 신입사원으로 IT프로젝트에 파견돼 힘들게 일을 배우면서 일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협력업체에서 지원 나온 인력으로 1년 동안 같이 일 할 예정이라고 했습니다. 당시만 해도 저는 인연을 못 알아 보고, 그저 동그란 얼굴의 평범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었죠.

그러던 중 하루는 야근을 하게 되었는데, 그가 메신저로 말을 걸어왔습니다. “어디 사세요?” “합정동이요!” “같은 방향이네, 퇴근할 때 같이 택시타고 가요.” “그러죠, 뭐.”

이렇게 시작된 퇴근길이었습니다. 우리는 자주 택시를 같이 타고 갔습니다. 택시를 타고 가면서 오늘 힘들었던 일, 재미있었던 일, 업무적인 상담까지…. 제가 겪는 모든 일을 그와 공유했습니다. 사무실에 비슷한 연배의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저는 그와 함께 이야기 하는 것이 즐겁기만 했습니다. 함께 한 시간도 많아지고, 속내까지 다 털어 놓다 보니 자연스럽게 우리는 가까운 사이가 되었습니다.

프로젝트 오픈이 가까워 오면서 매일 야근이 계속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저는 누적된 피로 때문인지 아침에 일어나지 못해 갑자기 지각을 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늦었지만 조심스럽게 선배에게 인사를 했습니다. “다영씨, 요즘 같이 바쁠 때 지각하면 안되지! 다영씨만 힘든 거 아니고 다 같이 힘든 거잖아.”

특별한 이유도 없이 갑자기 지각을 해버렸기 때문에 직속 선배에게 호되게 혼이 났습니다.저는 의도하지 않은 지각 때문에 너무 괴로웠습니다. 그래서 다음날에는 지각하지 않으려고 철저히 준비했습니다. 알람을 할 수 있는 만큼 많이 모아 맞추고, 가족들에게 꼭 깨워달라고 부탁 했습니다.

다음날 아침, 역시나 철저한 준비 때문에 늦지 않고 여유롭게 출근준비를 하고 출근을 하려고 집을 나섰습니다. 그런데 집 앞에 그 사람이 와 있었습니다.

“오빠!” “너 어제 너무 속상해 하길래 이제 지각 안 하게 내가 깨워서 데리고 가려고!”

너무 감동이었습니다. 이렇게까지 나를 배려해 주는구나 싶어 고맙고 기뻤습니다. 항상 덜렁대는 저를 잘 챙겨줄 사람 같았습니다.

그날 이후 그는 8개월째 저를 데리러 오고 있습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어김없이 문 밖을 나서면 그가 서 있습니다. 덜렁이 여자친구를 둬서 회사까지 매일 여자친구 배달하느라고 정말 고생합니다. 이토록 성실하고 변치 않는 사랑을 해주는 사람은 없는 것 같습니다.

내년 1월 26일부터는 그의 수고를 덜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함께 살면 한 시간 거리에 있는 우리집까지 찾아오지 않아도 바로 옆에서 깨워줄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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