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세기 최고의 '스포츠 황제' 두명이 10일(한국시간) 나란히 대관식을 가졌다. 주인공은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32ㆍ미국)와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26ㆍ스위스). 평소 서로의 경기장을 찾아 격려할 정도로 절친한 사이인 두 스타가 각각 그린과 코트 위에서 '우승 우정'을 과시한 것. 우즈는 PGA투어 BMW챔피언십에서 대회 4승과 투어통산 60승째를 올렸고 페더러는 US오픈테니스 남자 단식에서 4연패와 투어통산 51승의 대기록을 세웠다. /편집자주
■ 우즈, 막판 역전쇼 BMW챔피언십 우승 '통산 60승'
역시 ‘골프황제’다웠다.
타이거 우즈가 통산 60승 고지에 오르며 1,000만달러의 보너스가 주어지는 페덱스컵 포인트 순위에서도 선두로 뛰어 올랐다.
우즈가 이겨야 할 때 반드시 이기는 ‘승부사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선두에 1타차 열세로 최종라운드 장갑을 끼었지만 장갑을 벗었을 때는 오히려 3타차로 역전승을 거두며 ‘골프황제’의 위용을 과시한 것.
우즈는 10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인근 레먼트의 코그힐골프장(파71)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세 번째 대회인 BMW챔피언십 4라운드에서 보기없이 버디 8개로 8언더파 63타를 몰아쳐 최종합계 22언더파 262타로 2위 아론 배들리(호주)를 3타차로 따돌리고 역전 우승했다. 262타는 2003년 자신이 세웠던 최소타를 5타나 앞당긴 대회 신기록.
이로써 시즌 6승째이자 PGA투어 입문 12년만의 통산 60번째 우승컵을 안은 우즈는 플레이오프 첫 대회에 불참하고도 이번 우승으로 플레이오프 포인트 1위로 뛰어 올라 1,000만달러를 챙길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또 우승 상금 126만달러를 받은 우즈의 올시즌 상금 총액은 960만7,000달러가 됐다. 우즈는 “이렇게 빨리 60승 고지에 올라설 줄 몰랐다”고 기뻐했다.
배들리, 스티브 스트리커(미국)에 1타 뒤진 3위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우즈는 드라이버 정확도 93%, 아이언 정확도 78%의 정교한 샷과 홀당 평균 1.5개꼴의 컴퓨터 퍼팅을 앞세워 완승을 거뒀다. ‘탱크’ 최경주(37)는 최종합계 4언더파 280타로 공동 38위에 그쳐 페덱스 포인트 5위(1만3,100점)로 한 계단 내려앉았다.
정동철 기자 ball@hk.co.kr
■ 페더러 "난 US오픈 4연패!"
역시 테니스 황제였다. 10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US오픈 결승전에서 페더러는 떠오르는 신성 노박 조코비치(3위ㆍ세르비아)를 3-0(7-6 7-6 6-4)로 물리치고 대회 4연패에 성공했다.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통산 51승. 프로선수의 오픈 대회 참가가 허용된 68년 이후 US오픈을 4년 연속 정복한 선수는 페더러가 처음이다.
페더러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자신의 메이저대회 통산 승수를 ‘12’로 늘렸다. 피트 샘프러스(36ㆍ미국)가 보유하고 있는 최다승(14승)에 이은 역대 2위의 기록이다.
우승을 차지하는 속도에서는 누구와도 비교가 안된다. 페더러는 2004년부터 4년간 열린 16차례의 메이저 대회에서 13번 결승에 올라 11차례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부터는 4대 메이저대회에 한번도 빠짐없이 결승전에 진출했다. 클레이코트에서 열리는 프랑스오픈 결승전에서만 라파엘 나달(2위ㆍ스페인)에게 두번 졌다.
페더러는 우승컵에 입을 맞춘 뒤 “내 나이에 샘프러스의 기록에 근접한 것은 정말 환상적인 일이다. 이제 그 기록을 뛰어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샘프러스는 31세에 메이저 14승을 달성했다.
조코비치는 자신의 생애 첫 메이저대회 결승전에 올라 최선을 다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김기범 기자 kik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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