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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계 "방카슈랑스 완전개방 막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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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계 "방카슈랑스 완전개방 막아라"

입력
2007.09.11 0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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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카슈랑스(은행을 통한 보험상품 판매) 완전개방을 앞두고 위기감에 싸여있는 보험업계가 전면전을 선언했다. 내년 4월부터 은행창구에서 모든 보험상품을 팔 수 있도록 하는 4단계 방카슈랑스 시행이 다가오자 보험업계가 이를 저지하기 위해 정부와 국회에 법규 개정을 촉구하고 있다.

보험업계는 방카슈랑스 확대 반대의 논거로 먼저 소비자 피해 확대를 지적했다.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는 6일 한국갤럽에 의뢰해 방카슈랑스 보험상품에 가입한 경험이 있는 2,004명(계약유지 1,003명, 계약해지 1,001명)에 대한 전화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설문 결과에 따르면 방카슈랑스 보험상품에 가입한 이유가 '은행의 대출상품을 이용하기 위해서'라는 응답이 22%에 달했으며, 31.7%는 '은행 직원과의 친분 때문'이라고 답했다. 5명 중 2명은 대출을 받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보험에 가입하는 '꺾기'를 당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은행 직원으로부터 설명을 듣고 보험 청약서에 서명하기까지 걸리는 시간도 평균 19분에 불과했고, '가입 시 약관을 받지 못했다'는 응답도 34.6%에 달했다.

또 40.4%가 보험에 가입할 때 3개 이상 상품을 대상으로 비교설명을 받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14.9%는 은행직원의 전화 또는 방문을 통해 보험가입을 권유 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은행의 보험창구에서 가입한 비율은 29.7%에 불과했고, 대부분은 예금ㆍ대출 창구에서 가입했다.

현행 법규는 은행이 보험상품을 판매할 때 보험판매 전담 창구를 설치하고 3개 이상 상품에 대한 비교설명을 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전화ㆍ방문을 통한 보험가입 권유도 금지하고 있다.

생ㆍ손보협회는 "은행의 강압 판매와 상품설명 부족 등으로 인한 고객 피해가 심각하다"며 "방카슈랑스 확대 개방은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은행들은 보험 상품을 팔아 수수료만 챙길 뿐 책임을 지지 않기 때문에 소비자 피해는 더욱 심각하다는 게 보험업계의 주장이다.

방카슈랑스 확대로 보험설계사들의 대규모 실직 사태가 일어날 것이라는 우려도 높다. 연세대 김정동 교수는 이 날 국회 금융정책연구회(회장 신학용 의원) 주관으로 열린 공청회에서 "4단계 방카슈랑스를 시행할 경우 생보사 설계사의 경우 4만5,000명∼8만9,000명, 손보사 설계사의 경우 3만7,000명∼5만4,000명 등 최대 14만명의 설계사가 실직 상태로 내몰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교수는 "방카슈랑스 도입의 중요한 목적 중 하나는 소비자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보험상품을 공급하는 것이나 실제 보험료 인하 효과는 거의 없었으며 은행만 (판매 수수료를 챙겨) 이익을 누린다"고 지적했다.

보험대리점과 설계사들은 7일과 13일 2만 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서울 여의도와 경기 과천에서 각각 방카슈랑스 확대를 반대하는 집회를 계획하고 있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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