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든 브라운(사진) 총리의 ‘통큰 정치’가 요즘 영국 정가의 화제다.
취임하자마자 런던 등지의 대규모 테러 미수사건과 홍수, 구제역 등으로 바쁘게 뛰어다닌 그가 최근에는 “새로운 형태의 정치(new type of politics)”를 주창하며 야당과 시민단체 등을 상대로 적극적인 정치개혁을 선도하고 있다.
브라운 총리가 최근 언론 등을 통해 언급한 ‘새로운 정치’는 아직 구체적인 실체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집권 여당 뿐 아니라 야당, 시민이 모두 국정을 책임지는‘참여정치’를 표방하고 있다. ‘
미래의 커다란 도전에 대한 대응_끌어안기’라는 제목의 연설에서도 브라운 총리는 이라크사태, 이슬람 인종갈등, 유럽통합 문제 등으로 사분오열된 국론을 결집하기 위해 각계각층이 직접 참여하는 국정 운영이 절실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최근 급부상한 조기총선 움직임은 브라운 총리가 이런 정치개혁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더욱 강력한 ‘국민으로부터의 위임’이 필요하다는 차원에서 가능성이 높다.
브라운 총리도 현 권력 구도를 유지하겠다는 취임 직후(6월 말) 입장에서 벗어나 조기총선의 필요성을 부인하지 않고 있다.
브라운 총리 개인의 인기가 한창 절정에 올라 있다는 것도 지금이 조기총선의 적기로 해석되는 부분이다. 정가에서는 10월 총선설이 파다하게 퍼져있다.
당장 총선이 실시된다면 2005년 당시 토니 블레어 총리의 노동당이 압승했던 것 같은 결과는 내지 못하겠지만 제1 야당인 보수당의 거센 도전에 시달리는 노동당이 브라운 총리를 앞세워 여론을 반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영국의 9월은 정치의 계절이다. 10월 8일 시작되는 의회 회기를 앞두고 15~20일 제2 야당인 자유민주당을 시작으로 노동당(23~27일), 보수당(30일~10월 3일) 등 각 당의 연례 전당대회가 잇따라 열린다.
브라운 총리의 정치담론과 영국군의 이라크 철군 등 현실정치가 맞물려 어느 때보다 뜨거운 9월이 예고되고 있다.
황유석 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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