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대선후보로 확정된 지 2주만에 당 주요 포스트가 ‘이명박의 사람들’로 대부분 채워졌다. 경선 직후 2선 퇴진을 공언했던 측근 의원들도 전면에 나왔다. 어느 정도 예상된 일이지만, 이 후보측이 당을 장악했다는 소리도 무리가 아니다.
정두언, 박형준, 주호영 의원 등 이 후보에게 2선 후퇴 의사를 밝혔던 초선 3인방이 최근 모두 요직에 기용됐다. 경선캠프 기획본부장을 지낸 정 의원은 4일 대선준비팀장에 내정됐다.
대선준비팀장은 9월말 선대위가 공식 출범하기 전까지 전략과 정책, 홍보, 조직 등 대선 준비 전반의 밑그림을 그리는 핵심 직책이다. 캠프 대변인 출신인 박 의원은 결국 당 대변인을 맡았다. “네거티브 대응 등 전체적 상황을 꿰뚫고 있는 사람이 대변인을 해야 한다”는 이 후보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캠프 비서실장이던 주 의원은 비서실 제1부실장을 맡았다. 비서실장인 임태희 의원과 나경원 공동대변인은 캠프엔 참여하지 않았지만, 친이 성향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앞서 정기국회를 이끌 원내대표에 친이 인사인 안상수 의원이 선출됐고, 당 조직과 자금 등을 총괄할 사무총장에도 캠프 조직본부장을 했던 이방호 의원이 선임됐다. 원내 수석부대표도 캠프 인터넷위원장을 맡았던 심재철 의원이 기용됐다.
이에 대해 주 의원은 “비서실과 대변인 등은 후보의 뜻을 잘 알고 호흡을 맞춘 사람이 하는 게 효율적이고 현실적일수밖에 없지 않느냐. 당 장악이라는 시선으로 보지 말아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9월 말 선대위를 구성하면서 박 전 대표측 인사를 중용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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