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 입장에서는 ‘하먼의 저주’였고, 필 미켈슨은 ‘하먼의 마법’ 효과를 봤다.
미켈슨이 우즈에게 해고당한 세계적 교습가 부치 하먼을 새로운 스승으로 맞아들인 이후 맞대결에서 첫 승리를 따내 둘의 희비가 엇갈렸다.
미켈슨은 하먼을 만나기 전까지는 우즈와 동반 플레이를 할 경우 맥을 못 추었지만 이번대회에서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3라운드 후 “하먼이 우즈와 플레이 할 때 도움이 될 만한 몇 가지 요령을 조언해줬다”던 미켈슨의 장담이 그대로 적중한 것. 미켈슨은 “10년 동안 우즈를 넘어서려고 애써왔는데 오늘 승리는 더없이 멋지다”며 활짝 웃었다.
필 미켈슨은 4일(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노턴의 보스턴TPC(파71ㆍ7,207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플레이오프 두 번째 대회인 도이체방크챔피언십 4라운드에서 5언더파 66타를 쳐 최종 합계 16언더파 268타로 우즈에 2타차 승리를 거뒀다.
우즈와 18개월 만의 맞대결에서 완승을 거둔 미켈슨은 시즌 세 번째 우승과 함께 1,000만달러의 1위 상금이 걸린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포인트 순위 1위(10만8,613점)로 뛰어 올랐다. 4타를 줄인 우즈는 14언더파 270타로 공동 2위에 올라 플레이오프 포인트 순위 3위(10만3,733점)로 한 계단 올라서는데 만족해야 했다.
미켈슨과 우즈의 맞대결은 그린에서 승부가 갈렸다. 미켈슨은 18홀 동안 퍼트수가 총 23개(홀당 1.455개)였던 반면 우즈는 31개(1.923개)에 이르렀다. 미켈슨은 전반에 5타를 줄여 1타를 줄이는데 그친 우즈에 5타차까지 앞서가다 12번홀 더블보기와 14번홀에서 우즈가 버디를 잡아내면서 2타차까지 추격 당했지만 더 이상 흔들리지 않고 정상을 지켰다. 브렛 웨터리치, 아론 오버홀저는 우즈와 함께 공동 2위에 자리했다.
이번 대회 1라운드를 마치고 허리부상을 이유로 기권한 최경주는 포인트 순위 2위에서 4위로 밀렸다. 위창수와 나상욱은 각각 포인트 순위 90, 98위에 머물러 70명만 출전할 수 있는 BMW챔피언십에 나설 수 없게 됐다.
정동철 기자 ball@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