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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완의 투자클리닉] 장기투가자 해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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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완의 투자클리닉] 장기투가자 해답

입력
2007.09.05 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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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 이후 주가가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펀드 투자자라면 ‘주가가 2,000을 넘었을 때 환매할 걸’이라는 후회가 들만도 하다. 단 몇 주만에 고점보다 20% 가량 떨어졌으니 고점에서 팔아 저점에서 다시 가입했다면 수익이 얼마나 짭짤했겠는가.

하지만 필자가 보기에 이런 시나리오는 상상 속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운이 좋아 한 두 번 맞출 수는 있겠지만, 매번 그렇게 맞추기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돌이켜 생각해보자. 국내 증시는 2003년 3월 500포인트를 저점으로 본격적인 상승랠리를 펼쳤다. 4년4개월 만에 2,000포인트를 찍었으니 수익률로 치면 실로 엄청난 상승이다. 그러나 그 기간 동안 주식시장은 줄곧 오름세만 보인 게 아니었다.

2004년 4월에는 ‘차이나 쇼크’가 불거지며 불과 17 영업일 만에 939포인트에서 728포인트까지 22.6%나 하락했다. 2006년 5월에는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의 추가 금리인상 시사 발언(버냉키 쇼크)으로 22영업일 만에 17.8%나 떨어졌다. 이밖에도 이런저런 악재로 주가가 10% 안팎의 단기 조정을 겪은 사례는 4년여 동안 상당히 많았다.

이런 ‘쇼크성’ 이벤트가 불거질 때마다 펀드 투자자들은 어떤 전략을 취했어야 옳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설사 고점을 알아맞혔더라도 환매를 하지 않는 것이 옳은 선택이었다. 왜냐하면 저점에서 펀드에 다시 가입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단기 급락 이후 주가가 어느 정도 속도로 회복되든 악재를 미리 간파하고 환매했던 투자자는 그 악재를 쉽게 잊지 못한다. 자연히 저점에 도달해도 다시 펀드에 들기 쉽지 않다. 떨어질 때는 좀 더 떨어질 것 같고 반등할 때는 저점에 대한 미련이 커지기 때문이다.

반면, 환매를 못했던 투자자는 어쩔 수 없이 기다렸다. 몇 달 또는 1년 동안 마음 고생은 했더라도 결국 지금 와서 보면 환매했던 투자자보다 몇 배의 수익을 올렸다. 2004년 차이나 쇼크 당시 고점(939포인트)보다 지금은 지수가 2배나 올랐다. 잠시 20% 정도의 하락을 감내한 대가치고는 훌륭하지 않은가.

장기투자의 대가 제레미 시겔은 “주식투자의 가장 큰 위험은 고점에서 매도를 못하는 것이 아니라 저점에서 주식을 사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투자 패러다임은 완전히 변해가고 있다. 향후 국내 증시를 밝게 본다면 자신감을 가지고 장기적으로 시장에 머물라고 조언하고 싶다. 짧은 고통을 참아낸다면 중장기적으로는 달콤한 과실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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