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교통부는 4일 좌측보행을 우측보행으로 변경하는 게 타당한지에 대한 연구용역을 한국교통연구원에 의뢰했다.
우측보행이 바람직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오면 내년부터 국무조정실 주관으로 범정부 차원의 변경작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내년에 우측보행이 되면 87년 만에 보행습관이 바뀌게 된다.
좌측보행은 오른손 잡이가 많은 사람의 신체특성이나 교통안전 등에 맞지 않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회전문이나 지하철 개찰구 등도 우측보행에 맞춰져 있다.
원래 우측보행은 우리의 통행방식이었다. 고궁, 사당, 서원 등에는 삼도(三道), 삼문(三門)이 있었는데 가운데는 신(神)이 드나들고 사람들은 오른쪽으로 들어가고 왼쪽으로 나오는(우입좌출ㆍ右入左出) 게 도리였다. 1905년 대한제국은 보행자와 차마(車馬)의 우측통행을 ‘경무청령 제2호 가로규칙’으로 정했다. 우리나라의 근대적인 첫 보행규칙이다.
그러나 일제하 조선총독부는 1921년 규칙을 개정하면서 당시 일본과 같은 좌측통행으로 변경했다. 미 군정은 46년 차량은 우측으로 바꿨지만 보행은 그대로 뒀고, 정부는 61년 도로교통법을 제정하면서 좌측보행을 법으로 명시했다.
좌측보행은 국제관례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있다. 대부분 국가는 우측보행이 관례다. 일본도 지금은 차량은 좌측통행을 하되 사람은 오른쪽으로 걷도록 했다.
생활습관을 하루아침에 바꾸는 것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차ㆍ보도가 구분되지 않은 도로의 경우 차와 사람 모두 우측통행을 할 경우 사고위험이 높다. 건교부는 “좌측보행은 오랫동안 교육돼 온 만큼 바뀌더라도 도입시기와 세부절차 등은 면밀히 검토해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국기자 d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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