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판에서 최고였던 것처럼 교단에서도 최고가 되겠다.”
‘쇼트트랙 영웅’ 김기훈(40)이 쇼트트랙 선수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교수가 됐다. 평생을 스케이트와 함께 살 줄 알았는데 교직의 길에 들어서 넥타이를 매자니 아직은 낯설기만 하다. 하지만 “쇼트트랙 후배들에게 모범이 되고자 열심히 가르치겠다”는 각오가 다부지다. 울산과학대는 3일 김기훈 전 국가대표 코치를 사회체육과 전임강사로 임명했다.
김기훈 교수는 한국 쇼트트랙 1세대로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3개나 따냈다. 이른바 원조 쇼트트랙 황제인 김기훈 교수는 국가대표 코치를 지내는 등 지도자로도 성공했다. 하지만 현역 최고인 안현수(22ㆍ한체대) 등 국가대표 후배를 지도할 때마다 배움에 대한 목마름이 커졌다.
“선수 생활을 하면서 배우고 느낀 점을 설명했지만 후배들이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경험에 의존하기보다는 이론에 따라서 체계적으로 가르치고 싶었다. 그래서 공부하기 시작했는데 교직자의 길까지 걷게 됐다. 후배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선생이 되고 싶다.”
김 교수는 2월 한국체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지난 주부터 울산과학대에서 심리학 강의를 시작했다. 김 교수는 “학생을 가르치는 게 아직 낯설어서 혼자서 강의하는 연습도 많이 했다”고 털어놓았다. 선수 시절부터 성실하기로 유명했던 그는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자세부터 남달랐다.
울산은 동계스포츠의 불모지다. 하지만 그는 올 연말 완공되는 울산과학대 빙상장에서 빙상 꿈나무를 발굴할 계획이다. “빙상장이 생기면 실전과 이론을 갖춘 꿈나무를 키울 수 있는 터전이 마련된다. 온 힘을 다해 성심성의껏 후학을 기르겠다.”
이상준 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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