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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라市, 이라크 독자 치안 시험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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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라市, 이라크 독자 치안 시험대에

입력
2007.09.04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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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라가 외국군의 완전 철군 후 이라크의 미래 치안 상황을 가늠할 수 있는 도시가 될 전망이다.

영국군이 2일 바스라궁에 남아 있는 병력 500명을 모두 바스라시 외곽에 위치한 바스라 공항 기지로 철수하면서 미국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이라크에서 완전히 철군할 것이라는 신호를 보냈기 때문이다.

영국 국방부는 이번 상징적 철군 후 가을 동안 바스라시의 치안권을 이라크군에 완전히 넘길 것이라고 발표했다.

영국 언론들은 올해 안에 현재 이라크에 남아 있는 영국군 병력의 완전 철수가 시작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영국은 2003년 개전 초 4만명을 파병했으나 현재 5,500명만 남아 있다.

영국군 철군은 예정된 것이지만 미국과의 강한 마찰을 야기하고 있다.

이번 바스라궁 기지 철수도 8월 초까지 마무리할 예정이었으나 미국의 반발 때문에 연기됐다가 이라크의 시아파 지도자 무스타파 알 사드르가 이끄는 마흐디 민병대가 6개월간 잠정적 휴전을 선언하자 전격적으로 발표됐다. 철군 날짜도 개시되기 전까지 비밀에 붙여졌다.

미국은 영국군이 바스라궁에서 철수하면 쿠웨이트에서 들어오는 보급로가 노출될 것이라며 경고해 왔다.

문제는 영국군의 완전 철군 후 바스라의 운명이다. 이라크 무장조직들이 서로 주도권을 다투면서 ‘무법천지’로 변할 것인지, 오히려 이라크군에 치안이 넘어가면서 무장세력의 ‘외세 추방’ 요구가 충족됨에 따라 폭력사태가 줄어들지 여부가 관심사다.

미국은 바스라의 운명에 대해 비관적 전망을 하면서 영국군 철수를 비난하고 있다. 미군의 바그다그 공습계획의 기획자인 잭 킨 육군대장은 영국군이 연초부터 바스라에서 철군을 시작하면서 이 지역이 ‘암흑의 싸움터’로 변했다고 주장했다.

킨 대장은 “저항 단체들이 영국군의 숫자가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채고 작전 성격의 변화를 감지, 영국군에 대한 공세를 한층 강화해 왔다”고 지적하면서 철수한 영국군 대신 미군 투입을 고려해야 할 정도로 바스라 치안상황이 악화됐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 등 미 언론도 최근 영국군이 바스라 일부 지역에서 철수하자 시아파 무장세력간 정치적 주도권과 유전 장악을 둘러싸고 무력 충돌이 격화되고 있다고 논평했다.

시아파와 수니파 등의 무장세력들이 영국군이 빠져나간 자리에서 유혈사태가 생기는 바람에 바스라가 민병대와 범죄 조직들의 수중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그러나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3일자에서 “슬프지만 우리(영국)나 미국이나 이라크인들에게 충분한 신뢰를 남기고 떠날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 “현재 가장 중요한 질문은 우리가 자초한 이 끔찍한 상황에서 고통 받는 이라크인들에게 무엇을 해 줄 수 있느냐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이어 “우리가 이라크에서 슬그머니 사라지는 대신 최소한 확실한 철군 날짜를 알려주는 것이야말로 이 단계에서 가장 정중한 결말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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