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호조의 바람을 타고 실물경제가 순항중이다. 기업들의 경기개선 심리도 호전 양상이다. 다만 수출의존이 너무 높아 내수의 온기는 여전히 미약한 게 흠이다.
한국은행이 3일 발표한‘2007년 2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2분기 실질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1.8%를 기록했다. 2003년4분기(2.7%) 이후 3년반 만에 가장 좋은 성적이다.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도 잠재성장률을 웃도는 5.0%를 나타냈다.
실질성장률(전분기 대비)은 2005년 4분기 1.7%를 기록한 이후 올 1분기까지 5분기간 ‘1.0% →0.8% →1.2%→0.9% →0.9%’의 답답한‘L’자형 게걸음 양상을 보였다. 그러나 2분기 들어 큰 폭으로 상승함에 따라 한국경제가 완만하나마‘U’자형 회복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판단하고 있다.
성장의 힘은 수출에서 나왔다. 2분기에 이어 하반기 들어서도 수출 호조 행진은 더욱 탄력을 얻는 모습이다.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8월 수출액은 312억3,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4% 증가했다. 19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 행진중이다. 무역수지 흑자규모도 15억4,000만 달러에 달했다. 자동차가 43.0% 신장된 것을 비롯, 철강제품(30.3%) 일반기계(38.5%) 반도체(14.8%) 등 주력 업종들이 모두 선전했다.
실물경제 훈풍은 냉랭했던 기업체감 경기도 녹이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1,564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2007년 4분기 기업경기전망’을 조사한 결과,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105로 집계돼 3분기 연속 기준치(100)를 넘었다. BSI가 100을 넘으면 다음 분기 경기가 이번 분기에 비해 호전될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더 많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마냥 좋아할 일은 아니다. 개인 체감경기가 그렇다. 국민들의 실질구매력을 나타내는 실질 국민총소득(GNI)이 지난 2분기 2.2%(전기대비) 성장했지만, 이 같은 구매력 증가가 실제 소비로는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2분기 성장률이 1.8%에 달했지만, 민간소비는 0.8% 늘어나는데 그쳤다. 확실히 좋아지고는 있지만 수출증가→성장률 상승→개인소득 증가→소비확대의 선순환 고리는 아직도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이영태기자 이진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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