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심판의 잇단 편파 판정으로 분노가 극에 달했던 한국 남자 핸드볼이 모처럼 공정한 판정 속에 치러진 경기에서 아시아 최정상임을 확인했다.
한국은 3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시 도요타스카이홀에서 열린 2008베이징올림픽 아시아예선 풀리그 2차전에서 압도적인 기량으로 카타르를 35–14로 대파, 지난해 도하 아시안게임 때 홈팀 카타르와의 준결승에서 심판들의 노골적인 ‘장난질’로 28-40으로 져 대회 6연패의 꿈을 날려버렸던 악몽을 말끔히 씻어냈다.
이로써 지난 1일 중동 심판의 노골적인 편파 판정에 휘말리며 쿠웨이트에 20-28로 분패했던 한국은 1승1패를 기록, 준우승팀에게 주어지는 국제핸드볼연맹(IHF) 자체 예선 출전권 획득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한국은 남은 아랍에미리트연합(UAE)전과 일본전에서 모두 이기면 준우승이 확정되고, 경우에 따라 2승2패를 하더라도 2위를 차지할 수 있다.
독일 심판 2명이 배정된 가운데 진행된 경기에서 한국은 쿠웨이트전 편파 판정에 대한 분풀이라도 하듯 초반부터 카타르를 거세게 몰아붙였다. 한국은 전반 2분50초께 이재우(다이도스틸)가 속공으로 성공시킨 선제골을 시작으로 점수차를 벌리기 시작해 전반을 19-5로 크게 앞섰다. 한국은 경기 종료 3분을 남기고는 33-13, 20점 차까지 벌리며 카타르를 맹폭한 끝에 대승을 마무리했다.
한편 대한핸드볼협회(회장 조일현) 김진수 부회장과 하나은행, 두산건설, 인천도시개발공사, 한국체대 등 핸드볼 선수와 지도자로 이뤄진 대표단 50여 명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동빙고동에 있는 주한 쿠웨이트대사관을 방문, 심판의 편파판정에 대한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대한올림픽위원회(KOC)도 대회를 주최한 아시아핸드볼연맹(AHF)에 항의 서한을 발송하고 철저한 진상조사를 요구했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회장인 아메드 알 파하드 알사바 쿠웨이트 왕자가 회장직을 맡고 있는 아시아핸드볼연맹은 한국-쿠웨이트전에서 국제핸드볼연맹(IHF)의 독일 심판 배정 지시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요르단 심판으로 배정한 것으로 밝혀져 파문이 커지고 있다.
성환희 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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