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와 독수리가 2위로 가는 길목에서 제대로 만났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격돌했던 삼성과 한화가 3위 자리를 놓고 4일 대전에서 한판대결을 벌인다. 3위 삼성과 4위 한화의 승차는 0.5경기. 이날 승패에 따라 순위가 바뀌는 건 물론이고 두산과의 2위 싸움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다.
삼성은 주말 선두 SK에 2연승을 거두며 2위 두산에 1경기차로 바짝 따라 붙었다. “플레이오프에 직행해 한국시리즈 3연패를 이루겠다”고 공언한 삼성 선동열 감독은 내친 김에 한화를 밀어내고 두산과 2위 싸움을 벌이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5연승을 달리던 LG에 연패를 안기며 4연승을 올린 한화 김인식 감독도 삼성전 승리를 바탕으로 2위 탈환에 나선다는 속셈이다.
삼성의 기교파 왼손 전병호와 한화 용병 좌완 세드릭 바워스가 선발 맞대결을 펼친다. 김인식 감독은 “선발투수를 모두 투입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말로 총력전을 선언했다. 세드릭이 무너지면 곧바로 류현진이나 최영필 등 선발을 중간계투로 기용하는 승부수를 던지겠다는 뜻. 삼성도 전병호가 흔들리면 임창용을 비롯해 안지만 등 필승 계투조를 투입한다.
올시즌 상대전적을 따지면 삼성의 우세가 점쳐진다. 삼성은 한화전에서 9승4패로 강했다. 특히 대전에서는 5승1패로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다. 선동열 감독은 한화와의 맞대결이 5번이나 남았기에 여유가 넘친다. 하지만 김 감독도 “올해 삼성에 진 경기가 많지만 1점 또는 2점차 패배였다. 이제는 이길 때가 됐다”며 독기를 품고 있다.
이들은 맞대결에 앞서 지난달 30일 대전에서 뜨거운 장외 신경전을 벌인 바 있다. 방문팀 삼성이 비로 경기가 취소되자 타격훈련을 하겠다고 통보했지만 한화가 난색을 표명하면서 서로 감정이 상했다. 급기야 선동열 감독은 “한화전에 좋은 투수를 몽땅 투입해 이길 테니 지켜보라”고 선전포고를 했다. 그러자 한화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후보급 투수를 기용했냐”며 콧방귀를 뀌었다.
이상준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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