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백화점이 처음으로 해외에 수출됐다.
롯데백화점은 2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해외점포 1호점을 개점하고, 본격적인 해외시장 공략에 나섰다. 모스크바점은 국내 백화점 업계 최초로 해외 진출한 사례이자, 동양권에서 서양권으로 진출한 첫번째 백화점이다. 러시아 진출을 위해 롯데가 1997년 6월 현지법인 ‘LOTTE RUS’를 세운 지 10년 만에 일군 쾌거다.
롯데그룹 후계자인 신동빈(사진) 부회장은 이날 유리 루쉬코프 모스크바 시장과 함께 개점 테이프를 끊은 후 기자간담회를 갖고 “사회주의 국가에 계열사 공동 진출을 추진하다 보니 어려움도 있었고 수많은 연구검토를 거쳐야 했다”면서 “10년 전 현지법인 설립 후 사업구상 하는 데 5년, 실제 착공 준비부터 완공까지 5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다”고 감회를 밝혔다. 그는 “모스크바점은 1988년 하계올림픽 당시 소련선수단 공식스폰서 지원 후 쌓아온 신뢰관계의 결정체”라며 “조만간 백화점 뿐 아니라 리조트 할인점 식품 석유화학 부문도 대거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모스크바점의 성공을 ‘100%’ 확신한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가 주장한 첫 번째 성공요인은 최적의 입지. 모스크바점은 크렘린궁에서 서쪽으로 1.7㎞ 떨어진 모스크바의 정중앙에 위치하고 있어, 근처에 사는 부유층과 학생들, 관광객까지 흡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 백화점처럼 ‘원스톱’ 쇼핑이 가능한 공간이 러시아에는 없기 때문에 더욱 가능성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그는 “굼(GUM)이나 쭘(TsUM)과 같은 경쟁 백화점도 패션이나 명품에 한정된 쇼핑장소”라며 “급속히 발전하는 모스크바 경제상황을 고려할 때 이제는 명실상부한 ‘백화(百貨)’점이 들어설 때가 됐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는 일반화된 멤버십 카드, MVG(Most Valuable Guest)제, 넓은 주차장과 주차 도우미 등 한국형 서비스는 현지 러시아매장에 대한 차별화 전략의 핵심이다.
신 부회장은 “롯데그룹의 해외사업에 관한 한 (신격호 회장의 허락을 구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의사결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년 중국 베트남 인도로 이어지는 해외 출점을 통해 2010년 세계 백화점 업계 10위 내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현재 해외사업 비중은 아직 10% 미만이지만, 2011년께 20% 가까이 올라설 것”이라고 자신했다.
모스크바 롯데백화점은 지하1층부터 7층까지 연면적 3만8,530㎡ 규모에 식품 명품 패션 가전 가구까지 갖춘, 그야말로 한국형 백화점이다. 총 121개 브랜드가 입점하며, 그 중 한국브랜드는 롯데제과 루이까또즈 빈폴 등 27개다. 아르마니 구찌 프라다 돌체앤가바나 등 20개 명품 브랜드도 입점한다.
한편 신 부회장은 112층짜리 서울 잠실 제2롯데월드 건립계획이 정부에서 부결될 것과 관관련, “어떤 형태로든 제2롯데월드는 계속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모스크바= 문준모기자 moonj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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