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 출소 후 사회 적응에 실패한 뒤 자포자기 상태에서 뚜렷한 이유 없이 전국을 돌며 습관적으로 무고한 시민 3명을 연쇄적으로 살해한 용의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남 진주경찰서는 지난달 13일 북부산세무서 앞에서 발견된 택시기사 피살 사건의 용의자로 안모(27)씨를 검거했으며, 이후 여죄를 추궁하는 과정에서 택시기사 살해 이전에 2명을 추가로 살해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미 수차례 교도소를 들락거린 안씨의 엽기적 범죄는 사회의 냉대에 대한 복수심과 애인의 변심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안씨는 지난 2월 부산교도소를 출소한 뒤 진주의 한 다방에서 일하는 박모(21ㆍ여)씨를 만나 사귀었다. 그러나 박씨가 다른 남자를 만나는 것을 알고, 7월7일 이를 추궁하다가 박씨를 목졸라 살해했다.
안씨는 자포자기 심정으로 자신보다 약한 사람이면 무조건 범죄의 희생자로 삼았다. 7월28일에는 광주시 북구에서 길가던 남모(44ㆍ여)씨를 살해했으며, 7월말에는 진주에서 보험 계약을 미끼로 유모(45ㆍ여ㆍ보험설계사)씨를 유인한 뒤 신용카드를 빼앗아 현금 400만원을 인출했다.
서울로 도피한 안씨는 지난달 13일 택시를 전세 내어 진주로 내려온 뒤, 지수면 부근 저수지에서 택시기사 김모(53)씨를 살해했다. 안씨는 사체를 택시 트렁크에 싣고 경남 일대를 돌아다닌 뒤 북부산세무서 앞에 택시를 버리고 달아났다.
경찰의 공개수배에도 불구, 진주시내 여관 등에 숨어있던 안씨는 1일 오후 10시30분께 진주 신안동의 한 사우나 앞에서 잠복해 있던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한편, 이미 밝혀진 것 이외에도 안씨가 도주 기간 중 또다른 범죄를 저질렀을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 따라 여죄를 추궁하고 있다.
진주=정창효
기자 chju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