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의 노후 자금을 관리, 운용하는 국민연금관리공단 내 기금운용본부가 한국투자공사(KIC)와 유사한 기금운용공사(가칭)로 독립돼 운용상의 자율성이 높아진다.
기획예산처 고위 관계자는 2일 "부처간 이견을 보여온 국민연금 기구 개편을 놓고 보건복지부, 재정경제부, 기획예산처 간에 합의점을 도출해 이르면 이번 주내에 최종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민연금 기금 규모는 현재 207조원(6월말 현재)에 이르고 있다.
이번 개편안에 따르면 기금운용공사의 최고 의사결정 기관인 기금운용위원회가 상설화되며, 위원회는 민간의 금융전문가들로 구성된다.
이렇게 되면 기금운용은 현재 보건복지부의 감독권에서 벗어나면서 독립성이 강화된다. 국민연금공단 운영 전반과 관련한 주무부처는 국무총리실로 이관될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 달리 복지부에 남게 될 것으로 보인다.
기획처 관계자는 "기금운용위원회가 KIC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운영위원회와 같은 형태로 구성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KIC의 운영위원회는 재경부 장관, 한국은행 총재, KIC 사장 그리고 학계ㆍ금융계ㆍ법조계에서 위촉한 6명의 민간위원 등 9명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위원장은 민간위원 중 호선으로 뽑고 있다.
반면 국민연금 기금 운용과 관련된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는 복지부장관이 의장을 맡는 비상설기구에 불과, 사실상 기금 운용을 복지부가 관장하고 있다.
이로인해 국민연금 운용의 전문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국민연금의 투자 수익률이 세계 최대 안전자산으로 이자율이 낮은 미국 재무부 발행 채권(TB) 수익률보다도 떨어지는 경우가 있는데다, 정부가 사회간접자본(SOC) 확충 등을 위한 재정투ㆍ융자사업에 국민연금을 마구 끌어다 쓰면서 기금운용의 부실이 심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기금운용공사의 탄생은 우리나라에도 세계적 규모의 '국부(國富)펀드'가 탄생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같은 기금규모는 2,200억 달러에 달해 싱가포르의 정부투자공사(GIC) 3,300억 달러나 중국이 최근 설립한 국가외환투자공사(SIC)의 3,000억 달러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된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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