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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걱정스러운 17대 마지막 정기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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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걱정스러운 17대 마지막 정기국회

입력
2007.09.03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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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대 국회 마지막 정기국회가 오늘 열린다. 민생 현안이 산적해 있지만 대선을 앞둔 정기국회가 으레 선거전 수단으로 활용돼 온 과거의 예로 미루어 험악한 정치공방전이 되리라는 걱정이 앞선다.

사실상 여당인 민주신당이 이번 국회 국정감사를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 관련 의혹을 부풀릴 기회로 삼으려고 벼르는 반면 한나라당은 노무현 대통령 임기 말의 권력형 비리 의혹에 매달릴 태세다.

국정감사를 추석 전에 하자는 민주신당과 추석 이후에 하자는 한나라당의 줄다리기로 국감 일정을 잡지 못한 것도 '대선 국회'를 보는 양당의 시각을 단적으로 드러내 주었다.

아직 민주신당을 비롯한 범여권 후보의 윤곽이 불분명한 가운데 이 후보에게 정치공세를 집중할 수 있다는, 또는 그런 상황을 막겠다는 고려 때문이다.

대선을 앞둔 정기국회가 어느 정도 정치공방으로 물드는 것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유력 후보 사이의 치열한 1대 1 토론을 통해 정책과 비전을 실질적으로 검증할 기회가 마련되지 않아, 의원들이 국감 등 상임위 활동과 본회의 대정부질문 등을 통해 최대한 상대당 후보의 흠집을 물고늘어지는 것이 역대 대선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 왔다.

이런 제도적 허점을 그대로 둔 상태에서 이번 정기국회가 회기를 지켜가며 예ㆍ결산과 민생현안 처리에 전념하길 바라봐야 헛일이다.

그러나 올해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나 각종 부동산 정책 관련 후속 법안, 비정규직 대책 등 국회의 진지한 심의와 조속한 처리를 기다리는 민생 현안이 줄지어 있다.

한미 FTA 문제 하나만 해도 쉬이 정리할 수 있는 논란이 아니다. 협정 자체를 제대로 분석하고 평가하는 것만도 쉽지 않은데, 대선을 앞둔 여론 동향에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에 엉뚱한 정치공방까지 겹치면 그 향방을 가늠하기 어렵다.

다만 대선으로 모든 것이 끝나는 게 아니라, 내년 4월의 총선에 앞서 의원들이 자신의 강점을 드러낼 마지막 기회라는 점만은 꼭 일깨우고 싶다. 정당의 꼭두각시에 그치는지, 독립적 헌법기관인지를 유권자가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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