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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마더 테레사의 삶 그리고 신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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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마더 테레사의 삶 그리고 신념'

입력
2007.09.01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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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키 모리히토 지음ㆍ정창현 옮김 / 예담 발행ㆍ240쪽ㆍ9,800원

타 종교에 대한 이해가 바탕이 되지 않은 특정 종교의 봉사활동으로 온 나라가 40일 넘게 몸살을 앓았다. 진짜 봉사란 무엇인지에 관한 해답이 그 어느때보다 절실한 요즘이다.

아그네스 곤자 보와쥬라는 본명보다 테레사라는 세례명이 더 친숙한 알바니아 출신의 여인. 마더 테레사는 평생을 가난한 이들의 친구로 살았다.

길거리에서 죽어가는 이들을 위한 ‘임종자의 집’과 버려진 아이들을 위한 ‘고아의 집’, 한센병 환자를 위한 ‘평화의 마을’을 세우기까지 테레사 수녀의 진짜 봉사에 대한 기록이 <마더 테레사의 삶 그리고 신념> 이다.

9월 5일은 마더 테레사의 10주기가 되는 날이다. 그의 10주기를 앞두고 최근에는 외신을 통해 마더 테레사의 신의 존재에 대한 고뇌가 담긴 것으로 알려진 책 <마더 테레사-와서 내 빛이 돼라> 가 출간 전부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책은 1974년부터 23년 간 마더 테레사의 빈민 구제 활동을 밀착 취재한 포토 저널리스트 오키 모리히토의 에세이다. 누구보다 가까이서 마더 테레사를 지켜본 저자는 그와의 생생한 대화를 사진과 함께 실었다.

저자의 시선을 따라가노라면 따뜻하지만 현실감각이 뛰어나고, 단호하면서도 재치있는 마더 테레사를 지척에 있는 듯 느낄 수 있다. 테레사 수녀가 노벨평화상을 수상(1979년)하고 왕성하게 활동하던 즈음인 1984년에 씌어진 책이어서 생전의 그의 모습이 생생하다.

가난한 이들에게 빵보다 더 절실한 것은 사랑과 친절한 마음이라는 게 테레사 수녀의 생각이었다. 그래서 그가 돌본 것은 가난한 이들만이 아니었다. 그는 고독한 전 세계 모든 이의 상처를 보듬었던 것이다.

마더 테레사와 ‘사랑의 선교 수녀회’ 수녀들이 가진 것을 다 버리고 평생봉사라는 중대 결심을 하는 대목을 읽다 보면 눈시울이 뜨거워지고, 국고보조를 일절 안 받은 대신 선물로 받은 고급 승용차를 경품으로 내건 복권을 만들어 팔아 활동기금을 마련한 사연 등은 몹시 흥미롭기도 하다.

취재 욕심으로 마더 테레사를 찾았던 저자는 그와 함께 생활하는 동안 자신의 마음이 얼마나 가난했는지 깨달았다고 한다. 봉사의 참된 의미에 대한 진솔한 깨달음이 곳곳에서 느껴진다.

무엇보다 평범한 듯 보이지만 나를 아끼고 불러주는 가족과 친구가 있는 우리네 삶이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 알게 하는 것, 그것이 이 책의 진정한 매력이다.

번역 문체가 유려하다. 번역자 정창현(87)씨는 시인 정호승씨의 아버지. 정 시인은 개인적으로 이 책의 내용을 궁금해하다 부친에게 번역을 부탁했고, “혼자 읽기 아까워” 문장을 다듬은 뒤 책을 내놓았다고 한다.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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