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라이온 킹> 공연이 한창인 잠실 샤롯데 극장에 31일 특별한 손님이 초대됐다. 뮤지컬 <아이다> (2005)의 주역 배해선, 옥주현, 성기윤이 제작사 신시뮤지컬컴퍼니의 박명성 대표와 함께 공연장을 찾은 것. 아이다> 라이온>
이들의 특별한 나들이는 이날 한국에서 공연된 대형 뮤지컬(좌석 규모 1,000석 이상) 사상 최장기 연속 기록인 276회째 공연을 맞은 <라이온 킹> 제작진을 축하하기 위해서였다. 이전까지 기록은 <아이다> 가 세운 275회. <라이온 킹> 의 의미를 각종 숫자와 기록으로 풀어봤다. 라이온> 아이다> 라이온>
■ 1 - 뮤지컬전용극장 첫 개관작
<라이온 킹> 은 국내 첫 뮤지컬 전용극장 샤롯데 극장의 개관작이다. 뮤지컬 전용극장의 설립은 안정적인 장기 대관과 이로 인한 티켓 가격 인하 등 긍정적인 효과가 많아 뮤지컬 업계의 숙원 사업이었다. 라이온>
다행히 연강홀을 리노베이션한 두산아트센터가 두 번째 뮤지컬 전용극장으로 10월에 탈바꿈하는 등 전용극장이 잇달아 들어설 예정이다.
내년 CJ엔터테인먼트의 ‘CJ아트홀’(가칭)이 설립될 대학로를 비롯해 한남동과 신도림동, 고척동 등지가 예정지로 거론되고 있다.
■ 39 - 한회 공연에 출연한 배우
1회 공연되는 데 필요한 배우의 수. <라이온 킹> 은 코끼리, 치타 등 다양한 동물 캐릭터와 풀, 언덕 등 아프리카 초원의 요소를 배우들이 온몸으로 표현하는 게 특징인 만큼 많은 배우가 필요하다. 라이온>
하지만 이 작품은 스타 캐스트를 쓰지 않은 점이 더 얘깃거리가 됐다.
배우의 대외 노출이 중요한 한국 뮤지컬 문화에 정면으로 도전한 셈이기 때문이다. “좋은 배우들이 나와 스타가 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티켓 파워가 있다고 해서 스타를 쉽게 고용하지는 않는다”는 게 제작사인 극단 시키(四季) 측의 말이다.
■ 276 - 대형뮤지컬 최장기 연속공연
31일 <라이온 킹> 의 커튼 콜 시간은 평소보다 2배 이상 길었다. 연속 10개월, 통산 276회라는 기록을 자축하는 의미였다. <아이다> 의 제작자 박명성 신시뮤지컬 대표는 “ <아이다> 가 기록한 연속 8개월 공연만 해도 파격적인 장기 공연이었는데 그 기록을 깬 것은 한국 뮤지컬 발전을 위해서도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아이다> 아이다> 라이온>
■ 330 - 1년 채우는 날 공연 막내려
<라이온 킹> 은 1년 공연 기간을 꽉 채워 330회를 맞는 10월 28일 막을 내릴 예정이다. 극단 시키의 마쓰자키 아키라 이사는 “한국에서 최초로 대형 공연을 오픈런(끝나는 날짜를 정해두지 않고 공연을 시작하는 것) 형식으로 공연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라이온>
그러나 뮤지컬 평론가 조용신씨는 “<라이온 킹> 이 해외에서 큰 성공을 거둔 것을 감안하면 1년이라는 공연 기간은 기대 수준에 못 미친다”면서 “아직 가족 단위의 레저 활동으로 뮤지컬을 즐기는 기본 관객층이 부족한 탓”이라고 분석했다. 라이온>
■ 90,000 - 비교적 싼 티켓값 큰 반향
<라이온 킹> 의 티켓 최고 가격은 9만원이었다. 이전의 대형 뮤지컬과 달리 10만원을 넘지 않는 티켓값을 제시해 한국 뮤지컬계에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스타 캐스팅을 배제하고, 오케스트라를 없애는 등 진행 비용을 줄이면서 가능해진 일이다. 라이온>
가격이 낮아지면 작품의 수준도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지만 어쨌든 뮤지컬 업계에 ‘티켓 가격 10만원 이하’의 단초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 것만은 사실이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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