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회의 퇴진 압력에 굴복해 사퇴 의사를 밝힌 앨버토 곤잘러스 미 법무장관이 의회에서의 위증혐의 등으로 법무부 자체 감찰을 받아야 하는 처지가 됐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최측근 그룹인 ‘텍사스 사단’의 일원으로 막강한 힘을 발휘하던 곤잘러스 장관이 중도하차 하기가 무섭게 자신이 수장으로 있던 기관의 내부 조사 대상으로 급전직하하는 수모를 겪게 된 것이다.
미 법무부의 글렌 파인 감찰관은 30일 민주당 소속 패트릭 리이 상원 법사위원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영장없는 도청, 연방검사 무더기 해임 사태 등과 관련해 “곤잘러스 장관이 의회에서 위증을 하거나 의원들을 호도했는지 여부를 광범위하게 조사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파인 감찰관은 곤잘러스 장관의 퇴진이 결정되기 전에는 “법무부 직원의 의회 증언에 곤잘러스 장관이 영향을 미쳤는지에 한해 조사활동을 할 것”이라며 조사 범위를 최대한 좁게 제한했었다.
그러나 이제 법무부 자체 감찰이 곤잘러스 장관의 의회 증언 및 행동을 직접적인 표적으로 삼음으로써 그 결과에 따라서는 법무부가 곤잘러스 장관의 법적 책임을 물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법무부의은 결정에 대해 리이 법사위원장은 “곤잘러스 장관이 떠나간다고 해서 문제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면서 “법무부가 곤잘러스 장관의 정직성을 조사하기로 한 것은 아주 적절한 일”이라며 즉각 환영의 뜻을 밝혔다.
곤잘러스 장관은 미 의회와 7개월동안 갈등을 겪은 끝에 27일 전격적으로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측근들에게 “의회의 불신 때문에 더 이상 장관직을 수행하기 어렵다”고 말했었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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