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연찬회 이틀째인 31일 이명박 후보는 지리산 노고단 정상에 올라 당 화합과 대선 승리의 각오를 다졌다. 산행에는 강재섭 대표, 이재오 최고위원을 비롯 국회의원, 당직자, 당원 500여명이 동행했다. 30일 연찬회에 모습을 드러냈던 박근혜 전 대표측 인사들은 불참했다.
이 후보의 발걸음은 거침이 없었다. 줄곧 선두에 서서 2시간여 동안 산행을 이끌며 "다들 어디있어. 많이 지쳤구만"이라며 주위 사람들을 다독이기도 했다. 이 후보는 대선일(12월19일)과 숫자가 겹치는 해발 1219m에 이르러서는 당원들과 함께 "대선에서 반드시 승리하자, 파이팅"이라고 외치며 분위기를 돋웠다.
이 후보는 산행 도중 '박 전 대표를 언제 만날 것이냐'는 질문에 "맑은 영산에서 세속적인 얘기를 하면 되나"며 피해갔고, 재차 질문이 이어지자 "만나야지. 하지만 글쎄"라며 말끝을 흐렸다. 박 전 대표측 인사들의 산행 불참에 대해서는 "구분할 필요 있나. 어제 사진도 다 찍었는데"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인사문제에 대해 "시스템에 따라 한다. 가이드라인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며 개입할 뜻이 없음을 내비쳤고, 당 개혁에 대해서는 "스피드시대다. 이 발걸음처럼 개혁도 빠르게"라고 말했다.
노고단 정상에서 이 후보는 "지리산의 정기를 듬뿍 받아 대선에서 압승하자"며 "제 결의는 어느 누구도 꺾지 못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박 전 대표는 2일 자신의 지역구인 대구 달성 지역을 방문할 예정이어서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박 전 대표는 달성군 군면체육관에서 대구지역 유권자 감사모임 형식의 대규모 행사를 가질 계획이다. 이 행사에는 김무성 유정복 곽성문 의원등 측근들과 지지자 1,500~2000여명이 참석한다.
앞서 지리산 연찬회에 불참한 허태열 이규택 유승민 의원과 수도권 지역 당협위원장 10여명은 30일 서청원 전 대표 주재로 저녁 만찬을 함께 했다. 한 참석자는 "이 후보측에 대한 서운한 감정의 말들이 오갔다"고 전했다.
이 후보는 이날 산행을 시작할 무렵 이윤성의원이 다가와 "어제 서 전 대표와 저쪽(박 전 대표측) 몇몇이 따로 모였다는데"라고 말을 꺼냈지만 대답없이 듣기만 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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