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정부의 펀드 운용이 모범 답안이다.”
노르웨이 정부의 국부 펀드(Sovereign Wealth funds) 운용법이 국제 금융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엄청난 자산 규모를 갖춘 국부 펀드들이 국제 금융시장을 쥐고 흔들면서 자금의 흐름을 왜곡한다는 비난을 받는 것과는 달리 노르웨이는 투명하고 열린 운용 방식으로 금융시장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수익도 적절히 내는 모범적 사례라는 것이다.
31일 파이낸셜 타임스에 따르면 20년 가까이 국부펀드를 운용해온 노르웨이 정부는 최근 카자흐스탄, 동티모르, 볼리비아 정부 등 개발도상국에 국부펀드 운용법에 대한 컨설팅을 하고 있다.
이라크 정부도 수십억달러의 오일 머니를 정치적 외풍 없이 어떻게 투자할 수 있는지에 대한 자문을 여러 국가에 타진한 끝에 노르웨이 정부를 파트너로 택했다.
국부펀드 운용에 관한 국제 가이드 라인을 만드는 방안을 추진중인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도 노르웨이의 사례를 참고 하기 위해 노르웨이 정부와 협의하고 있다.
국부 펀드란 석유수출로 번 오일 머니나 무역흑자로 발생한 외환보유액 등의 국가 자산을 정부가 운용하는 펀드. 싱가포르의 싱가포르투자청(GIC)과 테마섹, 아랍에미리트연합의 아부다비투자청 등이 유명하다.
외환보유액이 넘쳐나는 아시아 각국에도 국부펀드 설립 열기가 뜨겁다. 한국에 이어 중국이 9월 2,000억~3000억달러 규모의 중국투자공사를 설립할 예정이다.
뉴욕타임스는 세계 국부펀드 규모가 2조 5,000억달러로 2조달러 내외인 세계 헤지펀드 업계를 이미 능가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국부 펀드들은 헤지펀드보다 더 운용 내역이 불투명해 각종 루머가 횡행하는 등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중국이 미국을 겨냥해 외환보유고를 정치적 무기로 활용할 뜻을 내비쳐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노르웨이 정부는 1990년 오일 머니를 관리하는 ‘정부 연금 펀드 글로벌’을 설립해 3,200억달러 규모의 자산을 운용중이다. 이 펀드는 재정부 감독 하에 중앙은행 자회사가 운영하고 있는데, ‘투명성’에서 다른 국부 펀드와 뚜렷한 선을 긋고 있다.
재정부 장관이 펀드 수입, 투자전략, 리스크와 비용 등 중요사항을 의회에 보고하며 이를 출판물과 인터넷을 통해 공개한다. 중앙은행과 외부 컨설턴트의 자문 내용도 모두 공개 대상이다. 시장의 왜곡을 막기 위해 다양한 분산 투자를 하는 것도 특징이다.
산케 펀드 재정부의 감독국장은 “전 세계 40개국에 3,000~4,000개 정도의 회사에 투자 하고 있는데 평균 지분은 1% 미만”이라고 말했다. 이 펀드는 1997년 이후 매년 평균 6.5%라는 양호한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송용창 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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