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 손학규 전 경기지사 캠프는 31일 모처럼 들뜬 모습이었다. 전날 발표된 두 여론조사에서 '마의 벽'으로 여겨졌던 '지지율 10%'를 돌파했기 때문이다.
손 전 지사측은 범여권 후보 중 선두를 고수하면서도 지지율이 6~7%를 벗어나지 못해 속앓이를 해왔다. 더욱이 예비경선에서 손 전 지사는 한나라당 출신이라는 전력과 정체성 문제로 다른 경쟁자들로부터 집중 공략을 당하면서 위기설까지 흘러나왔다. 돌파구가 절실한 상황에서 날아든 낭보였다.
조인스닷컴ㆍ 리서치앤리서치가 29일 실시한 대선후보 여론조사에서 손 전 지사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53.3%)에 이어 10.8%를 얻어 2위를 차지했다. 이는 22일 조사 6.7%보다 4.1%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정동연 전 통일부 장관과 이해찬 전 총리가 각각 5.0%와 3.7%로 3, 4위를 기록했다. 손 전 지사는 CBSㆍ 리얼미터의 27∼29일 조사에서도 전주보다 2.6% 포인트 상승한 11.6%를 기록했다.
손 캠프 대변인인 우상호 의원은 "당초 손 전지사의 상승세는 예비경선이 끝난 뒤 시작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보다 5일가량 빨리 나타났다"고 말했다. 상승 원인으로는 이명박 후보의 독주에 대한 민주신당 지지층의 위기의식이 고조됐고, 손 지사가 선거본부를 가동해 본격 선거전에 뛰어든 효과를 보았다고 해석했다.
그러나 정치권과 전문가들 사이에선 손 지사의 상승세를 추세로 보기엔 아직 무리라는 시각도 적지않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한나라당 경선 효과 약화와 민주신당 경선 시작이 범여권 후보들의 지지도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지만, 손 전지사가 최근 여론의 관심을 받을 이슈를 생산하지 못한 만큼 10%를 돌파할 요인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오히려 두 여론조사가 모든 대선 후보들을 조사대상에 넣지 않고 자동전화시스템(ACS)을 이용하는 등 기법상 문제로 편차가 발생했을 개연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손 전지사의 지지율 10% 돌파 여부는 적어도 5일 예비경선이 끝나야 제대로 가려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권혁범 기자 hb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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