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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대 대선 정치 9단들이 나섰다/ '상왕시대' 전문가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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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대 대선 정치 9단들이 나섰다/ '상왕시대' 전문가 분석

입력
2007.09.01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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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전직 대통령 및 원로 정치인들이 현실 정치에 영향력을 미치려 하는 현상이 과거보다 심해진 원인을 크게 두 가지로 분석했다.

우선 현재의 정치적 상황에서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강원택 숭실대 정외과 교수는 "현재의 대통령 후보군이나 정치세력이 대선 이슈를 뚜렷하게 부각시키며 유권자들의 관심을 장악해 내지 못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이 전직 대통령 등의 개입을 부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2002년 대선 때는 노무현-이회창 대결구도가 바깥에서 끼어 들 여지를 차단시킨 반면 이번 대선은 아직 그렇지 못하다는 뜻이다. 강 교수는 "대선 구도의 가변성과 유동성이 너무 큰 상태가 원로들의 영향력 공간을 만들어 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범 여권의 경우 이런 현상이 더 뚜렷하다는 진단이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한귀영 실장은 "후보 중심 국면으로 넘어가야 하는데 범 여권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이 가장 영향력 있는 두 축으로 꼽히는 상황"이라며 "현 대선주자들의 힘의 공백 때문에 '상왕정치'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이 현역에서 물러나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정치인이라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다. 이정희 한국외대 정외과 교수는 "정치인은 끝까지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하려고 자기 목소리를 내려 하는 게 속성"이라고 말했다.

다만, 각자가 처한 정파적 입장에 따라 '훈수정치'의 정도는 차이가 난다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훈수정치가 상대적으로 강한 것은 정권 교체 시 햇볕정책 수정 등 가장 부정적 결과가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직 대통령 등의 현실 정치 관여에 대한 문제점도 제기됐다. 김민전 경희대 교수는 "단순히 의견 표명에 그치지 않고 정치판에 실질적 영향을 미치려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5년 단임제의 정신도 전직의 영향력을 차단하자는 게 주요 목적 중 하나"라고 상기시켰다.

민 정치컨설팅 박성민 대표는 "앞으로 젊은 전직 대통령들이 많아지고 이들의 정치 관여는 더 커질 수 있다"며 "옳고 그름을 떠나 전직이 국내 정치에 잘 개입하지 않는 미국의 관례처럼 우리도 어떤 합의된 규범이 나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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