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28ㆍ미들즈브러)이 기나긴 골 가뭄에 마침표를 찍으며 위기 탈출의 전기를 마련했다.
이동국은 30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리버사이드스타디움에서 열린 노샘프턴 타운(3부리그)와의 2007~08 칼링컵 2라운드 홈경기에 풀타임 출전해 통렬한 중거리포로 쐐기골을 작렬, 팀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툰가이 산리와 함께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나선 이동국은 후반 8분 선제골로 이어진 프리킥을 유도하는 등 특유의 넓은 활동 반경을 보이며 가벼운 몸놀림을 선보인 끝에 후반 20분 득점포를 터트렸다. 왼쪽 측면에서 스튜어트 다우닝이 내준 패스를 페널티에어리어 왼쪽 문전 20m 지점에서 받아 오른발로 마무리, 미들즈브러 입단 후 7개월 여 만에 마수걸이 골맛을 봤다.
지난 2월25일 레딩과의 2006~07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정규리그서 데뷔전을 치른 후 15경기 만에 터진 골로 이동국이 정식 경기에서 골 맛을 보기는 포항에서 활약하던 지난해 11월5일 울산과의 2006 K리그 26라운드 경기 이후 298일 만이다.
EPL 이적 후 힘겨운 시간을 보내온 이동국의 미래에 서광을 비추는 의미 있는 ‘한방’이었다.
지난 1월 미들즈브러 유니폼을 입으며 한국인 4호 EPL 리거가 된 이동국은 주위의 기대에도 불구, 쉽사리 득점포를 가동하지 못하며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이동국은 데뷔 시즌 마크 비두카, 아예그베니 야쿠부에 밀리며 충분한 출전 시간을 보장 받지 못한 채 무득점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불운은 국가대표팀에서도 이어졌다. 시즌 막판 당한 부상에도 불구, 2007 아시안컵 출전을 강행했지만 단 한 골도 기록하지 못했고 후배 조재진(시미즈)과의 주전 경쟁에서도 밀리는 시련을 겪었다. 이란과의 8강전에서는 상대 수비수의 가격으로 눈두덩이 찢어지고 종아리 근육 타박상을 당하기도 했다.
악재는 끊이지 않았다. 아시안컵 출전으로 정상적인 시즌 준비에 차질을 빚은 이동국은 호삼 미도 등 쟁쟁한 공격수들의 잇단 입단으로 팀 내 입지가 더욱 불안정해졌고 시즌 개막 후 단 한 번도 선발 출전하지 못하며 ‘벤치 워머’로 전락하는 듯 했다.
그러나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칼링컵 2라운드를 앞두고 이동국을 선발로 내세울 것이라고 예고했고 오래간만에 기회를 잡은 이동국은 만점 활약을 펼치며 자신의 존재감을 입증하는데 성공, 포지션 경쟁에서 조금이나마 숨통이 트이게 됐다.
김정민 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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