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국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의 평균연봉은 1,080만 달러(약 100억원)로 미국 근로자 평균연봉 2만9,544 달러(약 2,750만원)의 364배에 달했다.
월스트리트의 사모ㆍ헤지펀드 매니저 중 최상위 20명의 평균연봉은 6억5,750만 달러(약 6,115억원)로 대기업 CEO에 비해선 61배, 평균 근로자에 비해선 2만2,255배였다. 보통 직장인이 1년 일해야 손에 쥘 수 있는 돈을 단 10분 만에 벌어들인 셈이다.
이는 미국 워싱턴의 ‘정치연구소(IPS)’와 보스턴의 ‘경제정의연합(UFE)’이 공동조사해 29일 공개한 ‘2007년 미국 CEO-근로자 임금격차’ 보고서를 통해 밝혀졌다. 미국 임금격차 현황을 공식 집계한 자료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자유시장경제 체제에서 ‘부의 불공정 배분’ 문제 등을 집중 연구해온 독립기관인 UFE는 “1980년대 CEO 연봉은 근로자 평균의 40배 정도였다”며 “최근 극단적으로 벌어지는 임금격차는 또 다른 ‘시장의 실패’ ”라고 비판했다.
UFE 등의 조사는 AP통신이 포천지 선정 미 500대 기업 CEO 중 38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연봉실태와, 포브스지의 사모ㆍ헤지펀드 매니저 연봉 분석 등을 토대로 한 것이다.
임금의 극단적 격차는 최근 10년간 대기업 CEO 실질 연봉이 45% 급증한 데 비해 근로자 평균연봉은 7% 증가하는 데 그쳤기 때문.
특히 조사에 포함되지 않은 비정규 근로자 등에 적용되는 최저임금은 최근 10년 만에 처음으로 인상됐지만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오히려 7%가 감소해 미국 사회의 실질 임금격차는 더욱 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뉴욕=장인철 특파원 ic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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