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활동이 뜸하던 탤런트 김승환(43)이 최근 깜짝 놀랄 만큼 야윈 모습으로 대중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활발하게 연기생활을 하던 김씨는 2005년 대장암 2기 판정을 받고 대장 일부를 잘라내는 대수술을 받아 주위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다.
다행히 김씨는 조기에 발견한 덕분에 수술과 재활치료로 건강을 회복하고 다시 탤런트 생활을 하게 됐다. 지난 6월에는 17살 연하의 신부와 결혼해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면서 김씨는 대한대장항문학회(이사장 전호경 삼성서울병원 소화기외과 교수)로부터 대장암 홍보대사로 위촉받았다.
김씨는 “대장암은 조기에 발견하면 완치할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보여드리겠다”며 “저로 인해 단 한 분이라도 대장암을 일찍 발견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달 8일로 예정된 ‘제1회 대장 앎의 날’캠페인에서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대장암 조기 검진의 중요성과 바람직한 대장암 치료법 등을 국민에게 알린다.
■ 너무 잘 먹어 생기는 병
대장은 음식물을 소화시켜 흡수되고 남은 것들이 머무는 곳으로, 수분을 흡수해 대변을 만드는 역할을 한다. 그러다 보니 세균도 서식한다. 2m 길이의 대장은 충수(맹장), 상행 결장, 횡행 결장, 하행 결장, S자 결장, 직장 등으로 이뤄져 있다.
대장암은 유전인자보다는 식생활 습관 등 환경인자로 인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동물성 지방이나 단백질을 과다하게 섭취하면 발병률이 높아지고, 식이섬유를 많이 먹으면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직 식이섬유가 대장암을 예방하는 메커니즘이 정확하게 밝혀진 것은 아니다. 그러나 식이섬유가 물을 흡수, 대변의 부피를 늘려 해로운 물질을 희석하고 변이 대장에 오래 머무르는 것을 막아 해로운 물질이 대장과 접촉하는 시간을 짧게 해, 대장암을 예방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을 뿐이다.
대부분의 암이 그렇듯이 대장암으로 인해 나타나는 특별한 증상은 없다. 일단 자각증상이 시작되면 암이 상당히 진행되고 난 이후다. 굳이 자각 증상을 들자면, 변비나 설사와 같은 배변습관의 변화, 변에서 피가 나거나 점액질이 보이는 것, 복부에서 덩어리가 만져지거나 복통, 복부팽창 등이 있을 수 있다. 또 변의 굵기가 가늘어지거나 빈혈과 구토, 장폐색도 대장암이 어느 정도 진행되면 나타나는 증세다.
그렇기 때문에 조기 검진이 중요하며 특히 나이가 40세가 넘은 경우에는 정기검진(가족력이 있을 경우 2~3년에 1회, 가족력이 없거나 아무 이상이 없다면 5년 마다)이 필수적이다.
■ 무지개 색깔을 먹어라
많은 사람들이 음식이 대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하지만 전문의들은 음식이 대장암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하다고 지적한다.
미국 코넬대 의대 골드스틴 박사팀은 “대장을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음식을 골라 먹어야 한다”고 충고했다. 연구팀은 무엇보다 우선 ‘기름기가 적은 단백질의 원천으로 붉지 않고, 가공하지 않은 고기를 선택해서 섭취하라’고 주문했다.
건강에 필요한 단백질 공급원으로는 생선과 달걀, 콩이나 콩 가공식품, 전곡류 등을 선택하라고 말했다. 또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붉은색 고기를 가급적 먹지 말라고 충고했다.
아울러 각종 색깔의 과일과 채소는 저마다 항암 작용과 함께 인체 면역시스템을 확장하는 역할을 한다며, 무지개 색처럼 다양한 색깔의 과일과 채소를 섭취하는 것이 장 건강에 가장 좋다고 강조했다.
골드스틴 박사팀은 특히 섬유소를 많이 함유한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장 건강에 좋다고 말했다. 빵이나 시리얼, 파스타, 쌀 등을 비롯해 다양한 과일과 채소, 샐러드에 콩이나 완두콩을 곁들여 섭취하거나 물을 많이 마실 것을 권했다.
또한 칼슘도 대장암 발병 위험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며, 탈지유와 짙은 녹색 채소, 콩, 연어, 오렌지 주스, 아몬드, 치즈, 요구르트 등을 섭취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 밖에 엽산도 대장암 발병 위험을 줄인다며 엽산을 많이 함유한 렌즈 콩, 완두콩, 브로콜리, 아스파라거스를 식단에 추가하고 후식으로 딸기, 파파야, 오렌지 등을 많이 먹으라고 조언했다.
<도움말=삼성서울병원 소화기외과 전호경 교수, 서울아산병원 대장항문클리닉 유창식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김원호 교수>도움말=삼성서울병원>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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