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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피랍자 석방 시작/ "풀려나 너무 너무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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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피랍자 석방 시작/ "풀려나 너무 너무 행복하다"

입력
2007.08.30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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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 긴 고통의 시간이었다. 29일 세 차례에 걸쳐 아프가니스탄 가즈니주에서 풀려난 인질 12명은 42일 동안의 긴장과 악몽을 뒤로 하고 귀국길에 올랐다.

한국인 인질 전원 석방이 발표된 지 하루가 지난 이날 낮 12시 15분(한국 시간 오후 4시45분)께 1차 석방 안혜진, 이정란, 한지영씨 등 여성 인질 3명을 태운 차량이 아프가니스탄 가즈니시 적신월사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주변은 환호와 안도의 분위기가 교차했다.

이날 외신에 따르면 이들 여성 3명은 적신월사가 제공한 차량을 타고 적신월사 건물로 들어섰다. 울긋불긋한 아프간 전통 의상 차림을 한 이들은 기다리고 있던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얼굴을 손으로 감싼 채 적신월사의 차에 올라탔다.

이들은 13일 풀려난 김경자 김지나씨처럼 울지는 않았다. 이들 가운데 한 여성은 적신월사 건물에 도착하기 전 외신과의 통화에서 “우리는 많이 지쳤지만 괜찮다”고 말했다.

아프간 부족 원로 하지 자히르씨는 “29일 탈레반으로부터 여성 인질 3명을 넘겨 받아 적신월사측에 인계했다”면서 “이들은 건강상태가 좋아 보였다”고 덧붙였다. 자히르씨는 13일 김경자 김지나씨가 석방될 때 탈레반에 신병을 인도받아 적신월사에 인계한 인물이다.

자히르씨는 “탈레반 관계자가 오전 11시(한국시간 오후 3시 30분)까지 인질을 인계하러 오라고 요청해 다른 부족 사람들과 함께 차량으로 이동했다”면서 “인질 3명을 인계 받은 장소는 가즈니시에서 남동쪽으로 2㎞ 떨어진 카라이 카지 지역”이라고 덧붙였다.

1시간 여가 지난 1시 30분(한국 시간 6시)께 2차로 고세훈(남), 이선영 임현주 유정화 이지영(이상 여)씨 등 5명이 적신월사가 제공한 차량에 탑승해 적신월사 건물에 들어서면서 분위기가 다시 한번 고조됐다.

2차 인질 석방도 1차 석방과 마찬가지로 부족 원로 자히르씨가 맡았지만 자히르씨가 2차 석방 인질을 넘긴 장소는 가즈니주 피르 사바즈 지역으로 1차 석방 때와 다르다. 이들 인질 가운데 한 여성은 자히르씨와의 전화 통화에서 “너무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날의 마지막 3차 석방은 5시 25분(한국 시간 오후 9시 55분)께 남성 1명, 여성 3명 등 모두 4명이 1, 2차 석방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적신월사 차량을 타고 적신월사 건물에 들어서는 것으로 끝났다.

한국인 인질들이 속속 석방되면서 아프간 주민들은 이번 사태로 한국의 봉사단원들이 활동을 중단하게 된 것에 대해 아쉬움을 표시하고 있다.

카불에 거주하는 권용준(45) 아프간 교민회 부회장은 이날 “선교와 관계없이 순수하게 봉사활동에 종사하는 분들이 많았다”면서 “일부 아프간 주민들은 이런 분들이 다시 들어올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아프간 정부에 탄원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민주 기자 m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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