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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백원에 기분 팍 상하는 '교통카드 오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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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백원에 기분 팍 상하는 '교통카드 오류'

입력
2007.08.30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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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지하철과 버스를 타고 출ㆍ퇴근 하는 회사원 설모(29ㆍ여)씨는 최근 교통카드 사용내역서를 우연히 살펴보고 깜짝 놀랐다.

설씨는 지하철에서 내려 버스로 환승해서 2개 정거장밖에 가지 않아 버스요금이 무료라고 생각했지만 버젓이 추가요금이 한달동안 5차례나 청구돼 있었기 때문이다. 서울시에 문의한 결과 버스단말기 오작동 때문이라는 답변을 들었다.

교통카드 오작동에 따른 버스요금 과다청구로 승객들의 피해가 늘고 있다. 28일 서울시와 한국스마트카드에 따르면 7월 한달 동안 서울버스단말기 오작동 등으로 인한 교통요금과다청구 건수가 970건에 이르렀다. 전달인 6월에도 587건의 과오납이 발생, 한국스마트카드는 60여만원을 환불해줬다.

5월과 4월에도 각각 120만원(890건), 76만원(869건)이 환불되는 등 매달 비슷한 수준의 환불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환불조치는 교통카드 사용자가 요금이 과다청구 됐다고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요청한 경우에만 이뤄지고 있어 오작동에 따른 피해액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경기도 통합요금제 홈페이지 ‘불편신고’게시판에는 “요금이 부당하게 징수됐다”는 항의성 글이 쇄도하고 있다.

한 승객은 “버스로 환승해 4㎞도 안 되는 거리를 이동했는데 내릴 때 카드를 찍으니 500원이 추가로 부과됐다”며 분통을 터뜨렸고, 다른 승객은 “환승 할인을 받지 못해 하루 교통비가 5,000원 청구된 날도 있다”며 환불을 요구했다. 교통카드로 지하철에서 버스로 환승할 경우 5㎞까지는 요금이 추가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 같은 사실은 교통카드 사용내역서를 꼼꼼히 살펴보지 않는 한 사용자측은 알기 어렵다. 더욱이 교통카드 업체는 부당하게 추가 징수한 요금을 돌려주려는 노력은커녕 건수와 액수조차 파악하지 않고 있다.

특히 경기도 및 인천지역에서 판매되는 EB카드는 단말기 오류로 인한 승객들의 불만을 인식한 듯 오작동 건수와 환불액수 등의 자료를 공개하지 않았다.

한국스마트카드 고객서비스기획팀 관계자는 “과다청구로 환불하는 사례가 전체 승객중의 1%도 안되기 때문에 따로 정리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고 밝혔다.

또 EB카드측은 “가전제품을 판매할 때도 ‘오작동이 생길 수 있으니 조심해달라’는 문구를 넣지 않듯 교통카드를 판매할 때도 오작동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릴 필요가 없다”며 “아직까지 특별한 조치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중교통 공공성 강화를 위한 연대회의’의 오선근 집행위원장은 “해당기관은 교통단말기 오작동 등으로 인한 시민들의 피해를 방관하지 말고, 대책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관규 기자 qoo7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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