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하고 부드러운 색감으로 표현한 그림들이 제 시 세계와 통하는 듯합니다.”(도종환 시인)
“시와 그림을 함께 감상하면서 사색과 명상을 할 수 있는 ‘마음의 여백’을 주고자 애썼습니다.”(송필용 화백)
<접시꽃 당신> 으로 유명한 도종환(53) 시인의 시가, 물을 소재로 삼아온 ‘물의 화가’ 송필용(48) 화백의 화폭에 담겼다. 29일부터 9월 22일까지 서울 경운동 부남미술관에서 열리는 전시회 ‘하늘 아래 허물없는 하루’에서는 도씨의 작품을 형상화한 송씨의 유화 30점이 전시된다. 접시꽃>
29일 전시회 오프닝 행사를 가진 두 사람은 이번 전시회 기획자인 서울 가회동 북촌미술관 이승미 부관장의 주선으로 작년 말 처음 만났다. “평소 도 시인의 작품을 애송했는데 문득 송 화백의 회화와 통하는 데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 이씨가 밝히는 기획의 변. 이후 도 시인이 자신의 시집에서 송씨의 화풍에 어울릴 시편을 골라냈고, 송씨는 시에 어울리는 회화를 이전 작품에서 고르거나 새롭게 그렸다. 전시 그림 30점 중 절반 가량이 신작이다.
도씨는 “송 화백이 시를 설명하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대신 느낌을 살려 표현한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물이 깊어야 큰 배가 뜬다 / 얕은 물에는 술잔 하나 뜨지 못한다’로 시작하는 시 <깊은 물> 을 고요한 바다 풍경으로 표현한 그림과, <혼자 사람> <오월 편지> 를 모티프로 삼은 작품을 수작으로 꼽았다. 송씨는 “속리산 자락에서 창작을 하는 도 시인과 전남 담양 소쇄원 부근에서 작업 하는 나 사이에 자연을 매개로 한 교감이 있는 듯하다”며 화답했다. 오월> 혼자> 깊은>
9월 5일 충북 민예총이 주관하는 베트남 평화학교 준공식에 참석하기 위해 3일 출국하는 도씨는 “활자 매체에 갇혀 있는 시를 다양한 형태로 끄집어 내는 작업이 활성화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글ㆍ사진 이훈성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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