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크루그먼 / 부키"경제 좀 쉽게 얘기하자"… 스타 학자 세계화 비판
한 중소기업 사장이 자신의 독서 경험을 인터뷰한 기사에서 “경제경영서는 거의 읽지 않는다. 99%가 시간낭비라고 보기 때문이다”라고 한 것을 봤다. 대담 내용으로 보아 많은 책을 읽었고 책 고르는 눈도 있을 것 같은 사람이었다.
경제경영서가 다 그런 건 아니겠지만 요즘 이 분야로 분류돼 잘 팔리는 책들이란 게 허황된 부자되기 꿈을 강권하거나, 현실성없는 재산불리기를 가르치려 드는 걸 보면 그의 말에 수긍이 간다. 반면, 전문가들이 쓴 책은 또 어렵다.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인 폴 크루그먼(54)은 ‘준비된 노벨경제학상 후보’로 불리는 스타 경제학자지만 좀 다르긴 하다. 그는 “경제학을 수학적으로 복잡하게 설명하는 것은 진부한 생각을 멋있게 포장하려는 유서깊은 방법”이라며 보통 사람들이 알기쉽게 글을 쓰는 경제학자가 많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포춘 지가 “케인즈 이후로 글을 가장 잘 쓰는 경제학자”라고 추겨세우기도 한 그는 경제학자로는 최초로 뉴욕타임스 고정 칼럼니스트로 위촉되기도 했다.
그렇게 잘 쓴다는 크루그먼도 “일상 영어로 1,300단어짜리 글을 쓰는 일은 학술잡지에 발표할 5,000단어짜리 방정식이 들어간 논문을 쓰는 일보다 더 어렵다”고 <우울한 경제학자의 유쾌한 에세이> 서문에서 엄살을 떨고 있다. 이 책은 뉴욕타임스와 ‘포린 어페어즈’ 등에 그가 쓴 칼럼, 에세이 등을 모은 것이다. 우울한>
1994년 포린 어페어즈에 실은 논문 ‘아시아 기적의 신화’에서 아시아 경제발전의 한계를 지적, IMF위기를 예언해 한국에도 널리 알려진 그는 부시 행정부 경제정책의 강력한 비판자로도 이름이 높다. 이 책에서 크루그먼은 한층 알기쉽고 예리하게 ‘세계화와 뜬구름’ ‘투기꾼의 무도회’ ‘성장이란 환상’ ‘시장을 넘어서’를 이야기하고 있다.
하종오 기자 joh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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