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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원, 한국 테너 최초로 '라 스칼라'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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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원, 한국 테너 최초로 '라 스칼라' 진출

입력
2007.08.30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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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년 역사를 가진 세계 최고 오페라 극장 이탈리아 라 스칼라. 테너 이정원(39)은 내년 4월 베르디 오페라 <멕베드> 의 막두프 역으로 이 곳에 데뷔한다. 한국 테너로는 처음이다.

“성악가라면 누구나 한 번 서보는 게 꿈인 무대죠. 오디션을 보는 것도 쉽지 않으니까요. 실력 뿐 아니라 타이밍, 운이 모두 맞아야 해요. 4월 오디션을 본 후 설마 될까 했는데 핀란드에서 공연 도중 합격 통보를 받았어요. 아직까지 얼떨떨합니다.”

라 스칼라에 서는 첫 한국 테너의 예전 모습은 1등과는 거리가 멀었다. 고3 때 성악을 시작한 그는 대학(연세대)도 재수를 해서 들어갔다. 원래 테너도 아니었다.

바리톤을 하다 군 제대 후에야 테너로 바꿨다. 이유를 묻자 “학교에 잘하는 바리톤들이 너무 많아서 테너를 하면 좀 나을까 싶었다”고 했다.

바리톤으로서 전혀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던 그가 테너를 하겠다고 하자 지도 교수가 어처구니없어 했을 정도였다고 한다. 그러나 꿈에서도 도밍고와 파바로티를 볼 정도로 우직하게 노래에만 매달린 결과 프랑코 코렐리 콩쿠르, 마리아 칼라스 콩쿠르 등에서 차례로 우승했다.

라 스칼라 데뷔도 한 번에 이뤄진 것이 아니다. 5년 전에 처음 오디션 기회가 생겼지만 집안 사정으로 가지 못했고, 3년 전에는 오디션에서 떨어졌다.

거듭된 좌절과 실패를 딛고 큰 기회를 잡은 이정원은 “예술은 욕심을 낸다고 되는 일이 아니지 않냐. 그저 성실하게 준비를 해온 것이 이런 결과를 낳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멕베드> 공연에서 세계적 바리톤 레오 누치 등 쟁쟁한 성악가들과 나란히 선다.

“정말 잘하는 가수들, 좋은 오케스트라와 함께 작업한다고 생각하니 부담도 되지만, 설레기도 한다. 공부를 잘하는 반에 가면 못하던 학생도 덩달아 잘하게 되지 않냐”며 몸을 낮춘 이정원은 “그래도 무대에서는 절대 안 진다. 별명이 쌈닭이다”고 덧붙이며 웃었다.

그간 <투란도트> 를 50번이 넘게 했을 만큼 주로 푸치니 작품을 해온 이정원은 “베르디 오페라는 더 정교해야 한다. 준비를 철저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음달 1일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소프라노 박은주와 김성은, 테너 정의근, 바리톤 한명원 등 유럽에서 활동 중인 성악가들과 함께 갈라 콘서트를 꾸민다.

<투란도트> 중 <공주는 잠 못 이루고> , <토스카> 중 <별은 빛나고> 등의 아리아를 선사한다. 11월에는 서울시오페라단의 <가면무도회> 와 베세토 오페라단의 <아이다> 로 찾아오고, 12월에는 소프라노 조수미와 함께 콘서트도 연다.

김지원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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