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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임덕 걱정… 흔들리는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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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임덕 걱정… 흔들리는 청와대

입력
2007.08.30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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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흔들리고 있다.

최근 들어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 참모들의 비리사건 연루 의혹이 잇달아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변양균 청와대 정책실장이 신정아씨 학력위조사건과 관련해 비호 의혹을 받고 있는 와중에 정윤재 전 청와대 의정비서관은 건설업자와 국세청 고위간부를 연결시켜 준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수사과정에서 두 당사자의 혐의가 드러날 경우 전형적인 권력형 비리사건으로 확대될 개연성도 크다. 한나라당은 특검 추진을 검토하며 여론몰이에 나서고 있어 청와대를 더욱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아직까지 이들의 특별한 범법사실은 드러난 것이 없다. 청와대도 겉으로는 애써 태연한 모습이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정확하게 확인된 근거도 없이 의혹을 부풀리는 태도는 사라져야 한다"고 언론에 대한 불만을 표시했다. 일부 언론에서 실체없는 '설(說)'을 갖고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변 실장은 천 대변인을 통해 사건관련성을 일체 부인하면서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고, 정 전 비서관도 "기업인과 국세청 간부를 전화로 소개시켜 줬을 뿐 수뢰부분은 알지 못한다"고 해명했다. 청와대도 내부 조사결과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는 분위기이다.

하지만 국민적 관심이 큰 사건에 두 명의 청와대 관계자의 이름이 오르내린 것만으로도 참여정부가 그간 강조해왔던 정권의 도덕성에는 흠집이 났다. 여기에 추가 사실이 드러나거나, 이와 별개의 제3의 사건이 터져 나올 경우 정치적 파장은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될 수 밖에 없어 보인다.

청와대의 고민은 또 있다. 권력형 비리와 관련된 정보는 검찰이나 국가정보원 등이 은밀히 쥐고 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정권 초창기에는 권력 핵심과 관련된 사안이 좀체 외부로 노출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그러나 지금은 한나라당 후보가 옹립됐고, 어느 때보다 야당의 집권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시기이다. 숨겨졌던 권력 핵심들의 비리 정보나 각종 의혹이 흘러 들어갈 공산이 있다는 얘기다. 현 정부들어 상대적 불이익을 당했던 인사들이 말문을 열기 시작할 가능성도 있다.

이번 사건들이 검찰 수사를 통해 어떻게 판가름날지 예단하기 이르다. 그러나 권력형 비리사건과 이로 인한 레임덕(임기말 권력누수현상)의 가속화 등 역대 정권 말기 상황을 재방송하듯 분위기가 흘러가고 있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청와대가 바짝 긴장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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