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피랍자 석방 조건에 ‘동의ㆍ다산부대 연내 철군’이 포함됨으로써 아프간 주둔 한국군 철군 작업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동의ㆍ다산부대는 아프간 사건이 발생하기 전부터 이미 연내 철군 방침이 확정돼 있었다.
따라서 28일 공개된 피랍자 석방 합의 조건은 연말까지 철군한다는 당초 정부 방침과 다른 것이 없다. 하지만 정부는 동의ㆍ다산부대 철군을 위한 절차를 밟음으로써 철군 움직임을 신속히 가시화한다는 방침이다.
29일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합참은 9월 초 동맹국들에게 철군 계획을 공식으로 통보하는 등 동의ㆍ다산부대의 철군 준비 작업에 들어간다.
아프간에 파병된 각국 부대와 연대해 활동해온 만큼 동맹국에 철수 계획을 통보해 병력과 장비의 안전한 이동 등을 위한 협조 절차를 우선 진행하겠다는 의미다.
통상 6개월의 해외 파병기간을 감안해 10월에 임무가 끝나는 부대원의 조기 철군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지만 군은 예정대로 연말에 철군할 방침임을 재확인했다. 합참 당국자는 “현재 파병된 병사들은 선발 당시부터 연말까지 임무 수행을 하는 조건이었다”며 “당초 예정대로 12월말에 귀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병인 다산부대(약 150명)와 의료부대인 동의부대(약 60명)는 전체 병력이 210명 정도여서 병력과 장비 이동 등 실제 철군은 수주 정도의 시간이면 가능하다.
본격적인 철군 준비라고 할 수 있는 장비 정리는 11월이 돼야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경계 병력이 소지하는 개인화기 등은 가지고 들어오지만 현지에서 조달한 장비는 현지에서 처분한다는 계획이다.
이라크 자이툰 부대의 경우 1,200명으로 규모가 커서 부대원 교체 등 병력 이동을 나누어서 하고 있다. 하지만 동의ㆍ다산부대원은 귀국 병력을 나누지 않고 한꺼번에 철군할 것으로 보인다. 파병 이후 부대 교체 역시 선발 병력 일부를 제외하면 전원을 바꾸는 방식이었다.
철군 병력은 12월말에 미 C-17 수송기를 타고 현 주둔지인 아프간 수도 카불 북쪽 50여㎞의 미군 바그람기지를 출발한다. 환승 장소는 중앙아시아 지역의 미군 항공기 중간 급유지이자 수송기지인 키르기스스탄 마나스 기지다.
부대원들은 대기 중인 전세기편으로 경기 성남 서울공항으로 귀국, 5년에 걸친 파병을 종결한다.
한편 미국의 요청으로 철군 이후 지방재건팀(PRT)이나 지역재건팀(RRT) 형태로 아프간 재건사업에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해온 정부는 한국 비정부기구(NGO) 요원의 연내 철수가 피랍자 석방 조건에 포함돼 고민 중이다.
국방부 당국자는 “외교부 주도로 여러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하게 검토해야 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김범수 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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