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이끄는 중국 공산당이 전당대회인 17차 전국대표대회(17全大)를 10월 15일 개막하기로 하면서 차기 지도자들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28일 개막일이 발표되자 홍콩 언론들은 일제히 “일정 발표는 지도부 인사개편이 사실상 완료됐음을 의미한다”며 중국 권력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개막일 발표와 거의 동시에 당 정치국 진입이 점쳐졌던 진런칭(金人慶) 재정부장이 섹스 스캔들로 보이는 사건으로 낙마하고, 문화부장 등 일부 각료가 교체되는 사실이 알려진 것은 권력 내부의 갈등이 막바지에 이르고 있음을 시사한다.
홍콩 등 중화권 언론들은 제4세대 지도그룹의 선두주자인 리커창(李克强ㆍ52) 랴오닝(遼寧)성 당 서기가 정치국 상무위원에 진입할 것이 확실시 돼 2012년 대권을 쥘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관측을 내놓았다.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겸 당 총서기가 후계자로 리커창을 낙점했다는 것이다.
5년마다 열려 중국 지도부를 물갈이하는 당 전대는 이번에 후 총서기,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쩡칭훙(曾慶紅) 국가 부주석 등 핵심 3명을 제외한 뤄간(羅幹) 등 나머지 6명의 정치국 상무위원을 퇴임시키고 새 인물들을 수혈받을 것으로 보인다. 대폭적인 물갈이로 중국 지도부의 일대 변화가 예상된다.
권력의 최고 정점인 정치국 상무위원회에는 리커창 서기, 장더장(張德江ㆍ61) 광둥(廣東)성 서기, 위정성(兪正聲ㆍ62) 후베이(湖北)성 서기, 리위앤차오(李源潮ㆍ57) 장쑤(江蘇)성 서기, 저우용캉(周永康) 공안부장 등이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진핑(習近平ㆍ54) 상하이(上海)시 당서기, 장가오리(張高麗ㆍ62) 톈진(天津)시 당서기 등은 정치국 진입이 확실해보인다.
이들을 계파별로 분류하면 리커창 서기와 리위앤차오 서기는 공청단 출신으로 후 주석의 직계이며, 쩡칭훙 부주석과 가까운 위정성 당서기, 시진핑 당서기 등은 태자당 계열이다.
장쩌민(江澤民) 전국가주석이 좌장으로 있는 상하이방에는 장더장 당서기를 꼽을 수 있다. 저우용캉 부장은 쩡 부주석이 밀고 있다. 따라서 이번 인사는 후 주석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면서 계파별 안배가 고려되는 구도로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덩샤오핑(鄧小平) 등 건국 원로들이 사라진 지금 후 주석도 후계자를 일방적으로 지명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리커창 서기 등은 향후 능력을 입증하면서 타 계파의 지지를 얻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올해 2,217명의 대의원이 참가하는 17전대는 당장과 당헌에 따라 중국 공산당의 미래를 결정하는 인사 등 중요 결정을 내리게 된다.
대의원들은 먼저 당 중앙위원회 위원과 기율검사위 위원들을 선출한다. 특히 중앙위원 선출은 핵심 중의 핵심 안건이다. 200명의 정위원, 150명의 후보위원은 말 그대로 핵심 권력이다.
중앙위원의 서열은 곧 중국 권력 서열이다. 중앙위원들은 정치국 위원과 정치국 상무위원, 총서기를 선출하는 막강한 권력을 지니고 있다. 장쩌민 주석 시설 선출된 현 중앙위원들은 상하이방이나 친 상하이방 세력이어서 대폭적인 물갈이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17전대에서는 후 주석의 지도 이념인 조화사회론이 당장과 당헌에 삽입되는 등 후주석 체제 강화 조치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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