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과 순금돼지 등 경품 제공을 미끼로 주부들을 도박장에 끌어 들여 4억원이 넘는 부당 이익을 챙긴 조직 폭력배들이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8일 동대문구 장안동에서 B카지노 도박장을 관리ㆍ운영한 김모(49)씨 등 지역 폭력배 3명을 도박개장 혐의로 구속하고, 또 다른 폭력배 2명과 이모(48)씨를 비롯한 주부 39명 등 모두 5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폭력배 5명은 장안동 지역에서 활동하는 D파로 5~7월 두 달 동안 하루 최대 50여명을 상대로 6억 원 상당의 도박판을 벌여 4억여원을 걷어 들였다. 이들은 1주일에 3번씩 번호를 추첨해 1등 50만원, 2등 40만원 등을 지급하는 방법으로 도박장을 운영했다.
도박장이라는 의심을 피하기 위해 경매 진행과정에서 비게 된 사무실을 무단 점유하고 불법 카지노장으로 활용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폭력배들은 무전기를 소지한 잠복조를 두고 단속을 피해 왔다”며 “주부를 상대로 한 폭력배들의 도박장이 서울 곳곳에 개설됐다는 첩보에 따라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서울북부지검이 도박장 주인과 조직 폭력배들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 받아 수사에 나선 중랑구 상봉동 도박장 사건에서도 20명이 넘는 도박 참가자 중 4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주부들이었다.
검찰은 “주부들이 도박에 빠져 전문 도박장을 찾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조폭들이 도박장 관리를 사업화해 영역 다툼까지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조폭들이 소규모로 활동하는 데다 도박장을 자꾸 이동해 검거에 어려움이 많다”고 덧붙였다.
성시영기자 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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