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증시 폭락으로 많은 투자자들이 손실을 보았다. 시장 전반이 급락했으니 재미본 사람이 거의 없는 게 당연하지만 투자자별로 차이가 크다는 점은 짚어봐야 할 문제다.
7월25일부터 8월24일까지 종합주가지수(코스피)는 -10.6%의 수익률을 기록했는데, 개인 순매수 상위 30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15.2%를 기록, 코스피보다 못한 반면, 기관은 -7.7%로 훨씬 나았다. 상승장에서도 수익을 크게 내지 못하는 개인투자자들이 하락장에서는 더 큰 손실을 낸 것이다.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참 주식매매를 못한다. 사면 하락이요, 팔면 오르는 일이 다반사다. 필자가 2005년과 2006년 월별로 개인투자자 순매수 상위 10종목의 월평균 수익률을 계산해 본 결과, 지수가 54% 오른 2005년도에는 12개월 중에 8개월을, 제자리 걸음을 한 2006년도에는 12개월 모두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개인투자자 실패의 가장 큰 이유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점이다. ‘평균회귀에 대한 기대’라는 말로 요약할 수 있는데, 일반적으로 오르면 떨어지게 되고 떨어지면 오르게 되는 주가의 평균회귀적 성향을 맹신하는 것을 말한다.
이 때문에 개인투자자들은 본능적으로 떨어지는 주식을 선호한다. 곧 오를 것이라는 기대지만 이는 주가를 너무 가격 위주로만 보는 데서 오는 한계이다.
기본적으로 주가에는 ‘추세’라는 것이 있고, 산업에는 사이클이라는 것이 있다. 추세는 한 번 형성되면, 잔 파도는 있을지 몰라도 그 방향 자체는 계속해서 이어가려고 하는 속성을 말한다.
산업사이클 역시 마찬가지이다. 회복기를 거쳐 성장기, 성숙기, 쇠퇴기를 반복하는 산업의 사이클은 짧으면 2~3년, 길면 10년을 주기로 반복되는 경향이 있다.
주식의 이런 속성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접근만이 살 길이라는 것을 단적으로 말해준다. 상승이나 하락 추세는 단기에 방향을 바꾸지 않기 때문이다. 단순히 가격만 본다면 ‘저렇게 떨어졌는데 더 떨어질까’라는 기대와 자신감이 들 수 있겠지만, 바로 거기에 함정이 있다.
주가의 연중 고점과 저점은 1년에 한번씩 밖에 나오지 않는다. 250여 영업일 중 단 하루를 맞추길 기대하기보다 추세를 믿고 따라가는 전략이 더 낫다. 필자는 투자자들에게 주식은 상승추세를 그리고 있는 종목, 단기적으로라도 오른 종목, 가격이 비싸 매수하기에 부담스러운 종목 중에서 골라야 한다고 충고한다.
이것이 어렵다면 최소한 떨어지는 종목만이라도 피하라고 권하고 싶다. 돈을 벌고 싶다면 버려야 할 습관과 고정관념 중의 하나가 바로 이것이다.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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