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 아름나운나라내각’‘전후체제내각’‘아베 학부모내각’….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7일 단행한 개각에 대해 각계 각층의 일본 사람들이 붙여준 이름이다. 촌철살인의 재치가 느껴지는 별명들은 이번 개각에 대한 국민들의 솔직한 평가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정부ㆍ여당을 곤혹스럽게 하고있다.
일본에서는 내각을 구성할 때 내각의 성격을 설명하는 이름을 붙이는 관례가 있다. 예를 들어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는 2005년 9월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후 구성한 내각에 ‘개혁 속행 내각’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아베 총리도 지난해 9월 발족한 첫 내각을 ‘아름다운 나라 만들기 내각’이라고 명명했다. 물론 작명은 총리만 하는 것은 아니다. 아베 정권의 경우는 내각을 구성하자 마자 언론 등으로부터 ‘끼리끼리 내각’‘논공행상 내각’이라는 야유 섞인 별명을 얻었다.
재미있는 것은 이번처럼 작명작업이 활발하게 이루어진 적이 없다는 것이다. 그만큼 국민들이 할 말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개각의 특징 중에 하나는 자민당의 파벌 회장급 중진들이 대거 입각했다는 점이다.
앞의 별명들은 이 같은 실태를 재치있게 풍자한 것이다. 최근 유통기간을 속여 팔아 파문을 일으킨 홋카이도 특산 과자 이름을 빗대 ‘하얀 연인 내각’이라고 부르는 등 더 심한 별명도 많다.
또 보수ㆍ강경 정치가를 요소요소에 배치한 점에 대해서는 ‘카멜레온내각’, 아베 총리가 정권유지를 위해 연연해 하는 모습에 대해서는 ‘정권연명내각’‘아베재생내각’‘파벌균형ㆍ불평봉쇄내각’이라는 등의 이름이 붙었다.
기대를 담은 별명도 있다. ‘자민당재생내각’‘새출발내각’‘초(超) 점잖은 내각’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국민의 생각과 동떨어진 정책 수행으로 선거에서 참패한 아베 총리가 부활을 위해 승부수로 던진 개각 인사치고는 참신성이 너무 부족하다는 비판을 담은 별명들이 주류를 이르고 있다.
도쿄=김철훈 특파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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