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측근인 정윤재(43)씨가 청와대 의전비서관으로 근무할 당시 세무조사 무마 청탁과 함께 1억원을 받은 혐의로 9일 구속된 정상곤(53) 전 국세청 부동산납세관리국장과 부산 H토건 대표 김모(42)씨의 만남을 주선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지검은 28일“수사 과정에서 김씨와 친분이 있는 정 전 비서관이 당시 부산지방국세청장이던 정 전 국장과 김씨의 만남을 주선해 3명이 함께 식사를 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정 전 비서관 등 3명은 지난해 8월 26일 오후 8시께 서울 통의동 한정식집에서 식사를 했으며, 정 전 비서관이 먼저 나간 뒤 김씨가 택시를 탄 정 전 국장에게 현금 1억원이 든 가방을 건넸다. 검찰 관계자는 그러나“정 전 국장이 수뢰 사실을 시인하고, 정 전 비서관이 돈을 받은 정황이 포착되지 않은데다 김씨가 정 전 국장에게 돈을 건넨 자리에 없었기 때문에 정 전 비서관을 조사하거나 수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씨는 2005년 12월 부산 연제구 연산동 재개발 사업을 시행하면서 허위 토지매매 계약서를 작성해 토지매입비를 부풀리는 방법으로 거액을 빼돌린 사실이 지난해 부산지방국세청에 포착돼 세무조사를 받게 되자 평소 친분이 있던 정 전 비서관을 통해 정 전 국장을 소개 받았다고 검찰은 밝혔다.
이에 대해 정 전 비서관은 “지난해 만남은 부산 지역에서 서로 알던 사람들이 함께 식사하는 자리였을 뿐이며, 금품수수는 이 사건이 밝혀지기 전까지 전혀 몰랐다”며“지난 10일 사의를 표명한 것은 부산 지역 대학에 출강하고 내년 선거를 준비하기 위해서였다”고 해명했다.
부산=김창배기자 kimc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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