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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계위 출석 앞둔 황운하 총경/ "청장 퇴진 주장 왜 못해…공산주의 사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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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계위 출석 앞둔 황운하 총경/ "청장 퇴진 주장 왜 못해…공산주의 사회인가"

입력
2007.08.29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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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수뇌부는 28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보복폭행 사건 수사와 관련, 이택순(55) 경찰청장의 퇴진을 요구한 황운하(45ㆍ경찰종합학교 총무과장) 총경에 대한 중징계 입장을 굳힌 모습이다. 29일 열릴 징계위원회에서 중징계가 결정되면 이 청장에 대한 일선 경찰의 불만이 분출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반면 “조직 기강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조치”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논란의 당사자인 황 총경은 징계위 출석을 하루 앞둔 이날 수뇌부에 고개를 꼿꼿이 세우며 강한 불만을 표출하는 등 중징계를 각오한 표정이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 파면까지 가능한 중징계 대상인데.

“7월부터 경찰청 감사관실에서 조사를 받긴 했지만 징계위에 회부될 줄은 몰랐다. 퇴진 발언 후 3개월이 지났고, 발언 동기나 표현 수위에서 명예훼손이나 허위사실 등 위법사실이 전혀 없다. 충분히 절제한, 품격을 갖춘 건전한 비판이다. 후회는 없다. 그걸 문제 삼는다면 (이 청장은)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을 이해하지 못하는 등 철학에 문제가 있다.”

- 지난해부터 줄곧 이 청장을 비난하는데.

“김 회장 수사와 관련해 홍영기 전 서울경찰청장 등이 줄줄이 직위해제 되고 검찰 수사를 받았다. 경찰의 자존심과 명예가 땅에 떨어졌다. 불쑥 퇴진을 주장해 총대를 멘 게 아니고 경찰 안팎의 여론을 그대로 전했을 뿐이다. 청장이 아무런 잘못이 없더라도 수장으로서 도의적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게 마땅한 처신 아닌가.”

- 청장과는 수사권 독립 문제로 갈등을 빚기 시작했다. 경찰 안에서도 역량상 아직 수사권 독립이 어렵다는 의견이 있는데.

“경찰의 비리 등 역량과 수사권 독립은 별개 문제다. 형사 사법제도에서 검ㆍ경의 권력을 분권화 시켜 상호 견제할 수 있는 민주적 시스템을 갖추자는 게 핵심이다. 우리 경찰은 수준과 자질도 충분하다.”

- 내부 언로를 무시하고 조직 문화를 해치는 돌출행동이라는 비난에 대해서는.

“트집이다. 5월 26일 경찰 내부망에 실명으로 글을 올렸는데 외부에 알려져 언론에 보도됐다. 또 외부에 공개적으로 청장 퇴진을 주장하면 안 되나. 당시엔 이미 사퇴론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었다.”

- 일각에서는 “국회 행정자치위원 같다. 결국 정계로 나가려는 것”이라는 비판도 있다.

“그런 얘길 듣고 있는데….(긴 한숨) ‘슬퍼하거나 분노하지 않는 사람은 조국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다’라는 말이 있다. 상사가 잘못해도 처신에 급급해 귀여움 받고 승진하며 무사 안일하게 살면 그만이라는 뜻인가. 나와 공직관이 다른 사람들도 물론 있다. 수사권 독립을 주장하는 것 외에 특별히 튀거나 유별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 징계위에서 하고 싶은 말은.

“청장이 아무리 잘못해도 퇴진을 주장하면 안 된다니, 무슨 공산주의 사회인가? 경찰 조직의 특성상 위계질서와 상명하복이 중시되지만 청장 퇴진을 금기시, 성역화 하는 것은 굉장히 후진적이고 비민주적인 조직문화다.”

이현정 기자 agada20@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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