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밤 전해진 아프가니스탄 피랍자 19명 석방 합의 소식에 국민은 일제히 환영했다. 정치권, 종교계, 시민사회단체 모두 고통스런 납치생활을 견뎌낸 피랍자들의 무사귀환을 반기면서도 “유사 사태 재발을 막기 위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한 목소리로 촉구했다.
시민들은 꽉 막혔던 체증이 낫기라도 한 듯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용석(38)씨는 “정말 다행”이라면서 “그동안 힘든 피랍 생활을 한 19명과 매일 애태우며 기다린 가족들에게 축하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기뻐했다.
이태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피랍자 가족은 물론 국민 모두에게 반가운 소식”이라며 “19명 모두 안전하게 귀환할 때까지 정부가 더 힘써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이번 기회에 공격적인 선교 활동에 대한 성찰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희경 바른사회시민회의 정책실장은 “희생자가 있었지만 나머지는 무사귀환해 정말 다행”이라며 “정부는 이슬람 전문가 육성이나 재외국민 안전에 대한 총체적 점검에 힘써야 하며, 시민들은 다른 문화권 이해에 노력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말했다.
정치권도 모처럼 한 목소리로 정부의 노고를 치하했다.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는 “모처럼 국민에게 기쁨을 준 소식”이라면서 “외교부가 노고를 아끼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으며 불행한 사건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정부의 철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정부 노고를 평가하며 피랍자 가족들에게도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밝혔다.
가톨릭 수원교구 홍창진 신부는 “가톨릭 교회에서도 무사귀환을 바라는 특별미사가 많았다”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각 종교가 독선을 버리고 서로 존중하고 인정하며 근본적으로 추구하는 평화를 이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섭선사 혜명 스님은 “생환을 기원하는 법회를 여러 차례 열었다”며 “나라의 어려움이 있을 때 종교가 단합하고 국민이 화합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터넷의 분위기는 다소 싸늘했다. 석방 축하 목소리는 소수였고, 귀국 후 사과를 요구하거나 “정부가 석방 조건으로 큰 돈을 건넨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길을 보내는 경우가 많았다. 네티즌들은 석방 합의를 전하는 기사에 경쟁적으로 ‘▶◀ 세금,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라는 댓글을 달기도 했다.
김정우기자 wookim@hk.co.kr이현정기자 agada20@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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