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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신경통을 믿지… " 500억 슈퍼컴 무용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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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신경통을 믿지… " 500억 슈퍼컴 무용론

입력
2007.08.29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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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허리를 믿는 것이 차라리 낫겠네. 슈퍼컴퓨터는 도대체 뭐하고 있어?”

최근 한 인터넷 사이트에 네티즌이 올린 푸념이다. 기상청이 ‘자랑하는’슈퍼컴에 대한 불신인 동시에 기대 만큼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질책의 의미도 담겨 있다.

사실 우리 기상청이 보유한 슈퍼컴2호기의 능력은 다른 나라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는다. 미국 크레이사가 제작한 슈퍼컴2호기는 연산처리 능력이 18.5테라플롭스(1테라플롭스는 1초에 1조번의 연산을 의미)로, 기상 슈퍼컴으로는 세계 4위다.

하지만 예보정확도는 하위권 수준이다. 1999년 도입한 1호기가 퇴역하고 2004년 500억원을 들여 2호기를 구입한 이후 예보 정확도는 2004년 87.5%, 2005년 86.8%, 2006년 86.2%로 계속 하락하는 추세다. 기상 컴퓨터 보유 11개 국 중 수치예보 모델 품질도 10위 수준에 그치고 있다.

기상 전문가들은 떨어지는 예보정확도가 잘못된 슈퍼컴 운용과 무관치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우선 관측 자료 확보가 부실하다. 서해를 거치며 돌변하는 기상현상을 잡아낼 관측장비가 충분치 않고, 전국 76개 지역에서의 체계적 관측도 최근에야 시작됐다.

평균 근무 연한이 5년 이하인 예보관의 자질 향상도 시급한 과제다. 슈퍼컴은 오전11시 세계 188개국의 기상관측 자료를 입수해 오후2시께 우리나라를 가로 세로 30㎞의 격자로 나눈 예보시스템을 돌려 예측 결과를 내놓는다. 예보관들은 이 자료에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더해 오후3시 전국 예보관 회의 후 오후 5시께 최종 예보를 하지만 정확성이 떨어진다.

연세대 천문기상학과의 한 교수는 “슈퍼컴은 2, 3시간 만에 방대한 작업을 하는 계산 수단에 불과하다”며 “이런 측면에서 예보관들은 증권사 애널리스트에 비유될 정도로 고도의 통찰력이 필요한 만큼 체계적인 육성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상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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