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 실장과 불교계 현안만 얘기했다?'신정아 파문' 그래도 남는 의혹 4…
변양균 청와대 정책실장과의 만남으로 권력층의 신정아씨 비호 의혹을 촉발시킨 당사자인 장윤 스님이 잠적 나흘 만인 28일 해명에 나섰지만 핵심 의혹은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 변 실장 만남 후 태도 변화?
<조선일보> 는 “변 실장이 지난달 8일 장윤 스님을 만나 신씨의 학력 위조 파문을 무마해달라고 부탁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
이후 변 실장은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장윤 스님과는 5월과 7월 두번 만나 불교계 현안을 논의하면서 갈등을 확대시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한갑수 전 광주비엔날레재단 이사장은 “지난달 7, 8일께 장윤 스님이 전화를 걸어와 ‘학위가 가짜여도 (광주비엔날레)총감독을 못하란 법은 없지 않냐’며 신씨 두둔 발언을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장윤 스님은 28일 아예 “한 전 이사장에게 7월 9일 전화를 걸었다”고 밝혔다. 변 실장과 만난 시점과 한 전 이사장-장윤 스님의 통화 시점은 변 실장과의 만남이 장윤 스님의 신씨 두분 발언의 진위를 가릴 수 있는 중요한 정황이다.
■ 한 전 이사장, 반어법 몰랐을까?
한 전 이사장은 “학위까지 속인 인격파탄자를 총감독으로 선임할 수 없다고 말한 뒤 전화를 끊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장윤 스님은 “신씨의 가짜 학위 문제를 계속 제기해도 아무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풍토에 대한 ‘반어법’”이었다며 “오해”라고 해명했다.
뉘앙스의 해석 차이였다는 말이다. 하지만 한 전 이사장이 그 정도 반어법도 이해하지 못했을까라는 의문은 남는다.
■ 변 실장과 신씨 문제 논의 안했나?
장윤 스님은 “변 실장과 만나 불교계와 (본인이 주지로 있는) 전등사 현안 등을 논의했지만 신씨 문제를 얘기하진 않았다”고 해명했다. “변 실장이 신씨 문제에 대한 회유나 협조 부탁도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변 실장의 24일 해명과 일치한다. 그러나 조계종 대변인 승원 스님은 개인 의견임을 전제로 “두 분이 불교계 현안을 논의하는 가운데 가볍게 신씨 문제를 언급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그러나 대화의 주제가 신씨 문제는 아니었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장윤 스님은 변 실장과 만난 자리에서 신씨 문제에 대해 어떤 언급이 있었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신씨의 학력 위조 의혹이 불거진 상황에서 아무런 논의도 하지 않았다는 해명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 유명인사란 이유로 신씨 추천?
신씨를 광주비엔날레 예술총감독 후보로 추천하고 심사위원장까지 맡았던 이종상 서울대 명예교수는 신씨에 대해 “공식 석상에서 한두 번 본 사이일 뿐 개인적으로 차도 한 번 함께 마신 적이 없다”며 청탁ㆍ외압설을 부인했다.
그는 신씨 추천 이유에 대해 “뛰어난 전시회를 많이 열었고 미술계의 신데렐라 아니었나”라고 답했으나 당시 신씨의 학력이나 나이조차 제대로 몰랐다.
신씨 추천서에 ‘예일대학원(?)’이라고 물음표를 단데 대해 그는 “예일대인지 하버드대인지 확실치 않아 확인이 필요하다는 뜻”이었다고 설명했지만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을 ‘유명 인사’라는 이유만으로 추천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김정우기자 wookim@hk.co.kr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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