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우리나라의 수출시장을 먹어치우면서 1992년 이후 12년 간 117만명의 일자리가 줄어들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같은 기간 대 중국 수출이 늘어 상당 부분을 상쇄했지만 향후 전망은 밝지 않다는 분석이다.
김대일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27일 발간된 ‘한국개발연구원(KDI) 정책포럼’에서 “중국의 급속한 경제성장이 우리나라 고용에 미친 영향을 세 가지 측면에서 종합한 결과, 1992~2004년 전체 고용의 0.8%(약 18만명) 감소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세부적으로는 중국이 세계시장에서 우리나라의 주요 경쟁 상대로 등장, 국내 고용시장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중국이 우리나라 수출시장을 잠식한 규모는 12년간 누적 153조원으로 추정됐다. 이에 따른 고용 감소 효과는 2004년(누적) 기준으로 전체 고용의 5% 규모인 117만명에 달한다. 김 교수는 “중국과의 경쟁이 92년 수준에 머물렀다면 수출이 늘어 2004년에는 그만큼 일자리가 늘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우리나라가 흑자를 유지하면서 중국과의 교역이 크게 늘어남에 따라 매년 평균 전체 고용의 0.5% 정도가 확대되는 효과를 가져왔다. 중국과의 세계시장 경쟁에서 밀린 부정적 효과를, 대 중국 수출 확대가 상쇄하고 있는 셈이다.
이밖에 기업들이 낮은 인건비를 찾아 중국으로 공장을 옮기는 데 따른 일자리 감소는 같은 기간 8만1,000명(전체 고용의 0.4%)으로, 우려와는 달리 심각하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중국이 우리나라 수출시장을 잠식하면서 고용이 감소하는 효과가 점차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고기능 집약적 산업에서까지 중국 기술력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어 대 중국 무역수지 흑자가 언제까지 지속될지도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중국과 차별화된 신산업으로의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며 “제조업 뿐 아니라 대표적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인 교육, 의료, 금융 등을 육성해 고용 창출을 최대화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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